1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KIA가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KIA 선발 헥터는 이날 7이닝 8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3승 째를 거뒀다. KIA 김기태 감독과 헥터가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최근 KBO리그에서 활용하고 있는 야구 데이터 프로그램인 세이버메트릭스는 선수의 기록을 통계화해서 다양한 공식을 대입하여 만들어내는 자료다. 투수와 야수의 다양하고 세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은 어떻게 입력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최근에는 더 세밀하게 자료를 넣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가 되었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 타율(BABIP) = 안타에서 홈런을 뺀것에 타수 - 스트라이크아웃- 홈런 + 희생플라이(H – HR)/(AB – K – HR + SF)로 나눈다. 작성자가 기록이 안타더라도 실책성이라고 판단되면 안타수에서 뺄 수 있다. 그러면 작성자만의 기록이 나오게 된다.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대결에서 보듯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의 세상으로 점진적으로 진화되어 가고 있다. 인공지능이란 AI (Artificial Intelligence) 컴퓨터에서 인간과 같이 사고하고 생각하고 학습하고 판단하는 논리적인 방식을 사용하는 인간지능을 본 딴 고급 컴퓨터프로그램을 말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인공지능 컴퓨터를 만들어 내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컴퓨터가 사람을 대신해서 생각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축적된 데이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적의 선택을 하고 데이터를 입력하는데 있어서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가정이 생긴다.
삼국지 ‘적벽대전’에 나오는 ‘적벽’은 중국 양자강의 한구라는 곳의 상류에 있는 지역의 지명으로 조조의 100만 대군과 20만의 유비·오나라연합군이 맞서 싸운 명승부다. 이 전쟁에서 재갈공명이 사흘 안에 10만개의 화살을 얻기 위해 적을 유인한 일, 적의 배를 모두 연결시켜 불을 이용한 화공을 펼치는 일 모두 기발한 재갈공명의 지혜와 아이디어로 백만 대군을 섬멸시키는데 생각해낸 전략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를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좋은 전략과 더불어 그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을 보는 안목이 조화를 이룬 것이다.
야구 역시 운영자가 선수를 선택하는 기준이 각기 다르고 그 다른 기준에 따라 선수를 기용하게 된다. 기용한 선수의 역할과 환경이 최적화 됐을 때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운영자가 선수의 좋은 재능이나 능력을 찾기 위해서는 집중적인 관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사람을 처음 볼 때 그 사람의 첫인상이 참 중요한데 좋은 방향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나쁜 방향이라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더 세심하고 집중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사람을 관찰할 때 선입견이나 다른 사람의 평가를 배제한 후 객관적인 눈으로 봐야한다. 거기에 더해 과학적인 데이터와 기록을 참고 해서 선수를 평가하면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보일 가능성이 높다.
선수가 가지고 있는 성격과 성향을 제대로 파악한 후 이상적인 포지션과 상황에 맞는 타이밍에 기용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사람이다. 승리를 위해 인공지능, 과학적 접근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 하지만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은 선수 즉, 사람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