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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이종열의 진짜타자] 유소년 야구 “직접 경험하고 스스로 느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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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30만 관중을 동원한 KBO리그의 지속적인 흥행과 성공을 위해서는 좋은 환경의 운동장 시설도 중요하지만, 리그를 지탱할 수 있는 재능 있는 야구선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프로팀 스카우트 들은 아마추어에 좋은 선수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KBO육성위원회에서도 어떻게 하면 재능 있는 선수들을 야구에 입문시키고 프로까지 건강하게 입단 시킬 수 있을지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저출산으로 인해 재능 있는 아이들이 야구에 입문하는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히 아직까지는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다.

매일경제

SBS스포츠 이종열 해설위원. 사진=이종열 위원 제공


필자가 생각하기에 아이들을 야구에 입문 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야구를 직접 경험해 보게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리틀야구팀에서 취미반과 엘리트반을 나눠서 운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그래서 아이들이 스스로 야구에 재능이나 흥미가 있는지 확인할 기회도 늘었다.

미국에서도 어린 아이들에게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들게 하고 서로 어울리며 공동체 생활을 배우게 한다. 최근 우리나라 아이들은 몸으로 놀기 보다는 컴퓨터 게임과 같이 주로 앉아서 하는 놀이를 많이 한다. 이런 이유로 몸을 움직이는 폭이 많이 줄었다고 하니 더더욱 야구를 해보라고 권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어려서 야구를 시작하면 무조건 엘리트 선수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어렸을 때의 야구 경험은 그 자체로 아이의 성장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순서는 먼저 재능이 좋은 선수들을 야구에 입문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그 다음은 중도 탈락 없이 프로에 입단하여 본인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재능이 있는 선수를 발견했을 때 어떻게 프로까지 잘 성장 시켜야 할까? 예전에는 야구를 시작하면 야구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부와 운동을 같이 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그래서 체육중학교나 체육고등학교와 같이 운동선수들이 따라갈 수 있을 정도의 교과 과정을 만들어 준다면 포기하지 않고 수업을 따라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통해 지식을 얻는 것과 함께 생각할 수 있는 힘인 지혜를 얻는다면 운동선수로서 더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또 이런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야구를 중도에 그만두면서 생기는 학생의 문제와 사회적인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 할 수 있다고 본다.

KBO 육성위원회에서는 건강한 선수의 성장을 위해 투수의 투구수와 이닝의 제한을 두는 것을 준비하고 있으며 ,추운 날씨에 훈련을 자제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미국의 학생야구는 연습 시간의 제한을 두고 있으며 학교 성적이 일정 기준에 미달되면 게임에 출전하지 못하는 제도를 두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제도를 점진적으로 시행해 가고 있는 과정이다.

미국에는 하나의 메이저리그 팀에 4~5개의 마이너리그 팀이 있다. 그래서 선수들의 기량에 따라 분류하며 성장 속도와 상황에 따라 레벨을 조정한다. 기술적인 조언은 보통 각 팀에 1~2명의 유능한 기술 코디네이터를 두고 그 사람이 지시하는 대로 훈련을 한다. 이는 선수 자신이 게임을 통해 스스로 찾으라는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는 훈련을 통해 기량을 향상 시키는 방법을 선택하고 메이저리그에서는 게임을 통해 기량 향상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좋은가를 논하기 보다는 선수가 얼마나 빠른 시간에 기량이 향상되는지와 어느 정도 지속가능한지, 또 거기에 더해서 부상의 위험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 게임을 통해 스스로 얻은 방식은 지속성이 높은 반면 많은 훈련을 통해 얻은 기량 향상은 계속해서 많은 훈련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이 높다.

스마트폰은 성능이나 기능을 따지는 시대에서 이제는 소프트웨어 즉 어플리케이션의 경쟁으로 바뀌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학생선수를 위한 큰 틀은 유지하되 시대 흐름에 맞는 야구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재능있는 선수들의 발굴과 성장이 KBO리그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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