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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INSIDE] '솔로 플레이어' 손흥민은 '홀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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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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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에이스 손흥민이 돌아왔다. 그러나 손흥민의 장점을 극대화할 전술적 장치들이 부족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 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7차전 시리아와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4승 1무 2패 승점 13점으로 2위를 지켰다. 그러나 시리아 아이만 알하킴 감독이 "경기 내용적으로 비긴 경기였다고 생각한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경기였다.

공격 부진이 뼈아팠다. 당초 슈틸리케호는 '에이스' 손흥민이 복귀하면서 공격 전개에 힘이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른 선제골이 터지고 시리아가 수비 라인을 높이기 시작하면서 대량 득점이 가능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추가 골이 없었다.

복귀한 손흥민도 어려운 경기를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이번 시즌 14골이나 넣은 손흥민은 당연히 경계 대상 1호였다.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할 땐 시리아 선수들이 유난히 긴장하고 수비를 펼쳤다. 시리아 수비들은 섣부르게 덤벼들지 않고 기다렸다. 제 아무리 손흥민이라도 무게중심을 뒤에 둔 수비수들을 돌파하기는 어려웠다. 더구나 손흥민은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잔디 때문에, 속도를 붙이려다가 여러 차례 넘어지기도 했다. 제 실력을 내기 어려웠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솔로 플레이가 많았던 이유에 대해 묻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어떤 솔로 플레이를 말하는 것"이냐며 "솔로 플레이는 항상 내가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분명 기자의 질문이 잘못됐다. 손흥민의 말대로 그는 분명 저돌적인 돌파에 이은 강력하고 정확한 슛이 장기인 선수다. 개인 돌파도 즐긴다. 그리고 퉁명스러웠던 반응엔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던 자신의 경기력에 대한 불만도 섞여 있었다.

원래 기자 질문의 요지는 한국이 전술적으로 손흥민의 장점인 1대1 돌파를 극대화하지 못하지 않았는가였다. 그는 좁은 공간보다 역습 때처럼 공간이 넓을 때 더 위협적인 드리블 돌파를 펼치는 선수다. 손흥민의 드리블엔 '공간'이 필요하다. 시리아처럼 수비 간격을 좁히면 한국이 전술적으로 손흥민이 뛸 공간을 만들어야 했다.

질문을 다시 한번 했다. "감독의 지시는 따로 없었는가?" 손흥민은 "따로 그런 것은 없었다"며 "내가 좋아하는 것이 드리블 돌파다. 그것이 잘할 수 있는 플레이"라고 다시 설명했다.

손흥민이 날뛸 공간이 없었다. 답답한 공격이 문제점을 지적받은 슈틸리케호다. 그리고 손흥민은 한국이 보유한 가장 날카로운 무기다. 그의 장점을 극대화하면 공격에 활로를 열 수 있었다. 그러나 손흥민을 살릴 전술적 요소들이 부족했다.

손흥민은 외롭게 시리아 수비와 싸움을 벌였다. 손흥민의 개인 돌파를 극대화하려면 동료들이 시리아 수비수를 끌고 움직여야 했다. 동료들이 시리아의 형태를 흩트리면 손흥민이 뛸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동료들과 함께했다면 손흥민의 1대1 돌파도 살아날 수 있었다.

그러나 세밀한 약속은 없었다. 동료들의 도움은 쉽게 오지 않았다. 손흥민은 조직적인 수비에 밀려 무리한 돌파 대신 백패스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감독님이 유기적인 스위칭 플레이를 비롯해 공격진 전체가 많이 뛰길 바랐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아 어려웠다"고 말했다.

두 발을 가리지 않고 정확한 마무리가 장점인 손흥민에게 슛 기회도 많지 않았다. 침투하는 손흥민 앞에 연결되는 패스 자체가 많지 않았다. 후반 34분 발을 향한 기성용의 스루패스가 있었지만 골키퍼의 반응이 빨랐다. 후반 36분 기성용의 크로스를 손흥민이 머리에 맞췄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이외엔 손흥민의 역동적인 침투를 살릴 패스 자체가 거의 없었다.

축구 경기에선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감추는 것이 기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정말 자신이 보유한 손흥민이란 공격수의 최대 강점을 살렸을까. 슈틸리케호에 '무전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선수 각각의 강점을 살릴 '디테일'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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