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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SNL9' 첫방①]탄핵부터 최순실까지..'SNL9', 제대로 돌아온 정치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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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POP=박수정 기자]“이에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SNL 시즌9을 시작합니다.”

초심으로 돌아갈 것이라 예고했던 tvN ‘SNL코리아 시즌9’(이하 SNL9)가 잃었던 정치 풍자의 기능을 제대로 되살렸다.

지난 25일 방송된 ‘SNL9’에서는 시작부터 헌법재판소 이정미 재판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선고하는 모습을 패러디했다. 정이랑이 이정민 재판관으로 분해 “적합성 여부에 대한 심사를 하겠습니다”며 “피청구인 ‘SNL’ 측은 지난 90여일 동안 시즌9을 더 새롭고 재밌게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하여 왔습니다. 지난 시즌 불미스런 일도 있었습니다”고 자기 반성의 시간과 함께 새 시즌을 시작하는 각오를 전했다.

첫 호스트로 소녀시대 수영이 등장했지만, 수영이 출연하지 않는 영상과 콩트의 주된 내용은 정치 영역을 다뤘다. 첫 영상부터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의 갈등을 담은 '광화문 연가'를 드러났다. 촛불 집회 참가자 정상훈과 태극기 집회 참가자 김준현이 정치 성향만 다를 뿐 공통점이 많은 두 사람이 교감을 나누는 모습을 담으며 투표의 중요성을 알렸다.

드라마 ‘피고인’을 패러디한 콩트에서도 정상훈이 지성, 유세윤이 엄기준으로 분하며 감옥 안 상황을 패러디했지만 대미는 최순실을 패러디한 김민교의 등장이었다. 정상훈이 최순실 김민교의 멱살을 잡으며 “내 나라 내놔”가 핵심. ‘SNL9’이 제대로 임팩트를 안겼다.

시사 코너인 ‘위켄드 업데이트’도 더욱 풍성해졌다. 신동엽과 심소영이 새롭게 앵커를 맡았다. 신동엽은 "'SNL'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사회의 뜨거운 이슈를 다룰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첫 소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소식. 김준현이 땀을 뻘뻘 흘리며 팩트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서 모두 말하기 꺼려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또한, '미운 우리 새끼'와 '프로듀스101'을 섞은 정치 풍자 코너 '미운 우리 프로듀스101'을 만들어 정치 풍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해 시즌8 방송 당시에는 김민교가 11월 5일 방송에서 최순실을 패러디한 분장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그뿐이었다. 그해 11월 12일과 11월 19일, 100만 불꽃이 광화문에 집결했던 날에도 ‘SNL코리아 시즌8’은 조용했다. 토요일 오후 생방송으로 이뤄지는 점에서 민심을 반영할 만도 한데 시사 코너인 ‘위켄드 업데이트’에선 탁재훈의 맥락 없는 애드리브만 가득했다.

‘SNL코리아’는 시즌 초반 ‘베이비시터 면접2’, ‘여의도 텔레토비’ 등으로 정치인들을 패러디하고 시국을 반영하는 풍자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그러나 이상하게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인 ‘SNL코리아 시즌4’부터 정치 풍자는 사라졌다. 끊임없이 외압을 의심받은 가운데 지난해 최순실을 패러디한 PD가 교체되면서 외압 논란은 더욱 커지기도 했다. 때문에 ‘SNL코리아’의 사라진 정치 풍자는 마치 우리나라의 답답한 상황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아쉬웠다.

그런 ‘SNL코리아’가 ‘SNL9’를 시작하면서 보란 듯이 정치 풍자를 담았다. 마치 그동안 받았던 압력의 한을 풀어내기라도 하듯 신나는 분위기마저 흘렀다. 제대로 초심을 잡은 듯 하다. 시작이 좋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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