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POP초점]래퍼들이 체감하는 ‘힙합 대중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헤럴드POP=박수정 기자]힙합은 이제 국내 대중음악계의 주류로 자리잡았다. 각종 디스, 욕설 담긴 가사, 맹목적 비판 등 부정적 이미지를 지니고 있던 힙합은 ‘쇼미더머니’, ‘고등래퍼’, ‘힙합의 민족’ 등 예능 프로그램의 주요 소재가 됐고, 하위 문화가 아닌 대중적 장르로 사랑받고 있다.

래퍼들이 체감하는 힙합 대중화의 크기는 더욱 크다. 예전에는 언더와 오버와 명확하게 구분됐다. 언더는 세고 하드한 음악, 오버그라운드 래퍼들은 대중적인 멜로디에 사랑 이야기를 녹이려 했다면, 이제는 언더와 오버의 경계가 흐려지고 대중들도 다양한 힙합 장르를 듣는다. 최근 RBW 독립 힙합 레이블 ‘올라잇 뮤직’을 설립한 베이식, 빅트레이, 마블제이 등 래퍼들도 힙합 대중화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베이식은 “이제는 언더에서만 할 법만 음악을 유명 레이블에서 부를 만큼 힙합이 대중화가 됐다”며 “굳이 대중화를 위해 대중적인 노선을 타지 않고 자신의 음악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쇼미더머니’ 시리즈의 성공도 힙합 대중화를 상징한다. 2012년 ‘쇼미더머니’ 론칭 당시만 해도 대부분 언더 래퍼들이 ‘쇼미더머니’에 나가는 래퍼들에 대해 인기에 영합한다고 비판했지만, 이제는 ‘쇼미더머니’가 래퍼들의 등용문이 됐다. '쇼미더머니'에서 출시한 음원들이 차트 1위에 오른다. 빅트레이와 마블제이도 올해 ‘쇼미더머니6’에 도전한다. 마블제이는 “‘쇼미더머니2’를 나간 적이 있다. 그때는 꽤 높은 단계까지 올라갔는데 요즘은 힙합하는 친구들이 워낙 많아 올해 ‘쇼미더머니6’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없다”고 말했다.

‘쇼미더머니4’ 우승자 베이식은 “지금이 정말 좋은 것 같다”며 “내가 랩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정도 인기가 아니었다. '쇼미더머니'도 처음 시작할 때 래퍼들이 욕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난다 긴다하는 래퍼들이 모두 나간다. 결과적으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좋아진 것 같다. 힙합이 인기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빅트레이도 자신의 학창시절과는 달라진 힙합신의 풍경에 대해 전했다. 그는 “1998년 때부터 랩을 했다. 그때는 랩을 하면 말도 안 되는 걸 한다고 욕을 먹었고, 사람들이 랩이라는 것도 몰랐다”며 “학교에 힙합동아리도 아예 없었는데 이제는 어느 학교마다 힙합 동아리도 있고, 밴드부보다 힙합 동아리가 크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RBW 독립 힙합 레이블 '올라잇 뮤직'을 설립한 베이식, 빅트레이, 마블제이, 비오


10대들 사이에서 힙합은 이제 삶의 일부가 돼가는 것처럼 보인다. Mnet ‘고등래퍼’가 이를 방증한다. ‘고등래퍼’ 고익조 PD는 ‘쇼미더머니5’ 연출 당시 한 인터뷰에서 시즌이 계속될수록 고등학생 참가자 수가 늘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최근 몇몇 대학교에서 힙합학과가 생기고, 유명 래퍼들이 교수로 임용될 정도로 10대 사이에 힙합은 인기를 넘어 삶의 일부가 되고 있다.

고등학생임에도 감탄을 부르는 실력자들의 활약도 힙합의 인기를 크게 만드는 힘이다. 베이식은 ‘고등래퍼’에 대해 “최하민은 다른 참가자랑 바이브가 다르다. 다른 곳에 있는 것 같다. 윤병호 학생도 잘한다. 파이팅 있게 잘한다”고 칭찬했고, 빅트레이는 이수린을 눈여겨봤다.

힙합을 제대로 하기 위해 ‘올라잇 뮤직’을 설립한 래퍼들이 현재의 힙합신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들은 훗날 ‘콘서트7080’ 같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힙합을 추억하게 된다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빅트레이는 “옛날에 비하면 지금 엄청 잘되고 있는데 더 잘돼서 힙합 아티스트들이 조금 더 크게 올라갔으면 좋겠다”며 “사람들이 힙합을 봤을 때 아직까지 불량한 이미지가 있다. 그런 이미지가 없어지고, 조금 더 신이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블제이는 “골든 에라(황금기)인 것 같다”며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前 대통령이 2015년 최고의 노래로 켄드릭 라마의 노래를 꼽은 적 있다”며 “만약 우리도 그런 비슷한 일이 있다면 정말 즐거운 일 아닐까”라고 전했다. 마블제이는 “'쇼미더머니' 때문에 힙합이 알려졌다는 장점도 있지만, 옛날에 비해서 소규모 공연들이 많이 없어졌다. 모두가 ‘쇼미더머니’를 준비한다”고 아쉬운 점을 덧붙이기도 했다.

pop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POP & heraldpop.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