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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창사 취재일기②] 비 내리는 창사, 슬슬 분위기 끓는 허롱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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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창사(중국), 유현태 기자] 한국은 23일 중국 창사 허롱스타디움에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6차전 중국과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3승 1무 1패(승점 10점)로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과 한국의 대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1일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이끄는 중국 축구 대표 팀이 공개 훈련을 진행했다. 그러나 한국 취재진은 어떤 훈련을 하는지 지켜볼 기회도 없었다. 한국 취재진을 태운 차량이 입구를 찾아 빙빙 도는 사이 시간이 흘렀다. AD카드를 받지도 못한 상황에서 중국 취재진은 훈련을 취재한 뒤 돌아나왔다.

같은 시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 훈련을 진행했다. 23명의 소집 선수 모두가 모여 빗줄기 아래서 훈련을 진행했다. 목표는 승리 뿐이다.

'사드 배치'로 시작된 정치 문제가 '축구'로 번졌다. 창사는 슈틸리케호에게도, 한국 취재진에게도 결전의 장소다. 대체 창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21일 기사 뒤에서 펼쳐진 뒷이야기를 정리한다.

비 내리는 창사

창사의 일기예보를 보면 온통 구름으로 가득찼다. 슈틸리케호가 공식 훈련을 개시한 20일도 날씨가 흐리더니, 21일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락가락하던 비는 21일 해가 진 뒤 빗줄기가 굵어져 도로에 물웅덩이가 곳곳에 생겼다. 경기 시간인 밤 8시쯤엔 날씨도 추워졌다.

경기 당일인 23일도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다. 비가 내리는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우선 비가 어느 정도 오는지가 중요하다. 비가 적당히 내리면 잔디가 촉촉하게 젖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나쁜 일은 아니다. 한국은 점유율과 주도권을 중시한다. 빠른 패스로 중국의 수비를 뚫고 결과를 내야 한다. 뻑뻑한 잔디보단 적당한 물기가 있는 것이 좋다.

비가 많이 와도 크게 나쁘진 않다. 비가 너무 많이 오면 공이 잘 구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단순하게 골문 쪽으로 긴 패스를 연결하는 이른바 '뻥 축구'도 가능하다. 압도적 제공권과 몸싸움 능력을 갖춘 김신욱의 존재 덕분이다.

김신욱도 "K리그 선수들이 주축이다. 창사 날씨가 한국과 별 차이가 없다. 개인적으로 좋았다. 훈련장하고 잔디도 비슷하다고 들었다. 한국 잔디와 비슷해 크게 문제는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자신이 고립만 되지 않는다면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로 충분히 중국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일기예보에 따르면 23일 오후에 비가 그쳐 경기가 마칠 때까진 구름만 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라운드 상태는 장담할 수 없다. 날씨가 분명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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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체' 슈틸리케호, 밝은 팀 분위기

22일 황희찬이 합류하면서 슈틸리케호가 완전체가 됐다. 손흥민은 황희찬보다 하루 정도 앞서 도착했다. 23명의 선수가 모두 모인 슈틸리케호는 21일 오후 훈련 초반 모두 모여 훈련을 진행했다. 중국전에 결장하는 손흥민과 막 합류한 황희찬도 모두 훈련에 열외 없이 참가했다.

'코치님'이라기엔 조금 멀고, '형님'이라기엔 가까운 설기현 코치, 차두리 코치가 각각 공격 전술 훈련과 수비 전술 훈련을 이끌었다.

손흥민과 황희찬 합류로 선수단 분위기는 무척 좋다. 단장으로 이번 원정에 참여한 유대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손흥민, 김진수, 김신욱이 아주 친하다"면서 "손흥민 합류 뒤 요란하게 환영 인사를 하더라"며 밝아진 선수단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번 경기가 갖는 중요성 때문에 부담감을 가질 수도 있지만, 선수들끼리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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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는 아닌데 뭔가 당한 것 같은…' 중국 대표 팀 취재 불발

21일 한국 취재진은 중국의 공개 훈련을 놓쳤다. 취재진은 중국 팀의 훈련 장소인 허롱스타디움 보조 경기장을 찾기 전 김신욱과 기성용을 대표 팀이 묵고 있는 켐핀스키 호텔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후 취재진을 태우고 이동한 버스가 허롱스타디움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빙빙 도는 동안 중국 팀 훈련 시작 시간인 오후 4시가 되고 말았다.

지리에 밝고 미리 미디어 AD카드를 모두 지급 받았던 중국 취재진은 모두 훈련을 참관했다. 그러나 한국 취재진은 AD카드가 없어, 중국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한국 취재진이라고 이야기했지만, 돌아온 것은 멋쩍은 웃음과 안된다는 이야기뿐이었다. 결국 리피 감독 체제의 중국 대표 팀을 볼 기회를 놓쳤다. 어차피 15분 공개 훈련 동안 간단히 몸을 푸는 정도로 마쳤겠지만 취재진의 아쉬움은 컸다.

중국의 훈련 내용은 철저하게 비밀에 붙여졌다. 훈련장 주변엔 높은 가림막이 설치됐다. 경기장이 내려다 보이는 주변 건물도 접근할 수 없었다. 허롱스타디움 2층엔 아예 인원을 배치해 훈련장을 내려다 볼 수 없도록 조치했다. 중국도 한국전을 얼마나 조심스럽게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중국축구협회 관계자가 뒤늦게 한국 취재진 쪽으로 나왔지만 이미 공개 훈련은 끝난 상태였다. 관계자는 AD카드를 수령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기자 개인적으론 AD카드를 제대로 발급받지 못했다. 문제가 있어 다시 발급을 진행하고 있어 22일 수령해야 한다고 했다. 22일은 경기 전 공식 인터뷰가 있는 날이다. 취재를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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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축구 열기, "축구표 삽니다"

허롱스타디움 보조 경기장 앞엔 몇몇 중국 팬들이 찾아왔다. 중국 대표 팀을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입구를 지키고 선 사람들이 있었다. 허롱스타디움 2층에 올라 조금이라도 훈련을 지켜보려는 이들도 있었다.

입장권을 구하려는 이들도 있었다. 5만 5천 여 장의 입장권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축구 입장권 구합니다(回收球票)'라고 쓴 남성들이 경기장을 배회했다. '회수(回收)'는 고가에 다시 사겠다는 뜻이다. 그들은 기자에게도 접근해 입장권을 가지고 있냐고 중국어로 물었다. 입장권이 없으니 한국어로 "없다"고 대답했다. 한참이나 중국어로 말을 붙이다 못 알아듣는 것 같으니 돌아갔다.

경기 당일도 아니었지만 중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유 부회장 말에 따르면 이번 경기를 위해서 중국 안전 요원이 8천 명 정도 투입될 예정이라고 한다. 250명 정도의 팬들을 보호하기 위해 따로 200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허롱스타디움에서 느껴진 열기를 생각하면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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