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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사드發 중계보복 아랑곳.. 김해림 中서 우승컵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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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F67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with SBS’ 최종
김해림 단독 선두 불구하고 롯데 후원 선수에 ‘괘씸죄’
中 방송 화면엔 발만 잡아.. 배선우와 연장 2차전 접전
‘기부천사’ 통산 3승째 기록


중국의 치졸한 사드 보복이 골프대회에서도 자행되었다.

19일 중국 하이난다오 하이커우 미션힐스 골프클럽(파73.6362야드)에서 막을 내린 SGF67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with SBS(총상금 7억원)에서다. 이 대회는 유럽여자프로골프(LET)투어,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투어 공동주관으로 열린 2017년 KLPGA투어 첫 대회다.

대회 전 라운드는 주관 방송사인 SBS골프채널을 통해 국내 골프팬들에 중계되었다. 그런데 최종 3라운드 중계화면을 보면서 많은 팬들은 고개를 갸우뚱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임한 김해림(28)의 모습이 풀샷으로 전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연장 2차전 우승을 결정지은 30㎝ 가량의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켰을 때도 기뻐하는 김해림의 얼굴 표정은 잡히지 않고 발만 보였다.

중계 방송 제작을 맡은 중국 방송사의 이른바 '중계 테러' 때문이었다. 김해림은 롯데스카이힐 성주CC를 사드 부지로 제공한 롯데의 후원을 받고 있다. 따라서 그의 모자 정면에는 롯데의 영문 로고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다. 중국내에서 비등하는 반 롯데 정서를 감안한 중국 방송사들이 로고가 화면에 잡히지 않기 위해 시종일관 철저하게 원거리 샷, 측면 샷, 후면 샷으로 김해림을 경기 모습을 잡았던 것.

그런 굴욕에도 불구하고 김해림은 연장 2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김해림은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3개에 버디 6개를 묶어 3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김해림은 배선우(23.삼천리)와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쳤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김해림은 팃샤이 오른쪽으로 밀려 해저드 구역에 빠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네 번째샷을 칩인 버디가 될 정도로 홀에 가깝게 붙여 승부를 연장 2차전으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배선우는 연장 1차전서 2.5m 가량의 버디 퍼트가 홀을 비껴 가는 바람에 다잡았던 우승 기회를 날려 버렸다. 같은 홀에서 치러진 연장 2차전서 김해림은 두 번째샷을 그린 프린지에 보낸 뒤 퍼터로 굴려 가볍게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배선우를 제치고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연장 전적은 2전2승이다. 매년 1억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기부천사'라는 닉네임을 얻고 있는 김해림은 작년에 메이저대회 1승을 포함해 2승을 거둔데 이어 올해 첫 대회서도 기분좋은 승리를 거두면서 범상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박성현이 떠난 이후 국내 최장타자 자리를 물려받게 된 김민선(22.CJ오쇼핑)과 이소영(20), 조지아 홀(영국)이 3타차 공동3위(최종합계 11언더파 )에 입상한 가운데 작년 대상 수상자 고진영(22.하이트)도 산뜻한 시즌 출발을 했다. 고진영은 이날 4타를 줄여 단독 6위(최종합계 10언더파 209타)에 입상했다. 작년 신인왕 이정은(21.토니모리)이 단독 7위에 입상하는 등 '톱10'에 무려 9명의 한국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반면 중국 선수 최고 성적은 리 지안유로 공동 27위였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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