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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WBC] ‘천신만고’ 1승, 후배 위한 ‘작은 선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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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한국-대만전은 A조 3위 결정전이다. 국내에서 첫 개최한 WBC에서 최하위의 망신은 피해야 한다. 자존심을 지키고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이겨야 하는 결정적인 또 다른 이유는 다음 세대를 위한 ‘작은 선물’이다.

WBC는 3회 대회부터 예선이 치러지고 있다. 예선 참가는 전 대회 성적이 기준이다. 4회 대회의 경우, 전 대회 1라운드 각조 최하위 4개국도 예선을 거쳐야 했다. 일종의 페널티다. 그 4개국 중 호주, 멕시코만 4년 후에도 본선에 올랐다.

5회 대회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대만에 패할 경우, 당연했던 5회 대회 본선 직행 티켓을 놓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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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9일 대만을 꺾고 2017 WBC 1라운드 A조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김 감독은 후임에게 부담을 넘기는 걸 원치 않았다. 지난 8일 훈련에는 WBC 개막 후 선수단을 불러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특별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김 감독 뿐이 아니었다. 코칭스태프, 그리고 노장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번 대회 대만의 색깔은 끈기였다. 12점차를 뒤져도(이스라엘전) 포기를 몰랐다. 한국전의 초반 0-6 스코어는 그들의 근성을 더욱 자극할 따름이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한국도 끈기가 있었다. 그리고 포기란 없었다.

19이닝 1득점에 그쳤던 타선이 뜨겁게 타올랐다. 4회까지 선발 전원 안타(11개)로 대거 8득점을 했다. 주자가 나가면 무섭게 몰아쳤다. 해결사 부재로 침묵으로 일관했던 지난 2경기와 달랐다. 대만의 필승카드였던 천관위(1⅓이닝 3실점), 궈진린(⅓이닝 3실점)을 잇달아 무너뜨렸다.

한국은 이후 동점까지 허용했지만 그로기 상태에 몰렸다. 하지만 9회 무사 2루의 최대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연장 10회 승부서 대만의 반격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이번 대회 처음이자 마지막 승리를 거뒀다. 4년 뒤 한국야구의 WBC 운명을 뒤바꿀 수 있던 경기에서 따낸 승리였다.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절대 주기 싫었던 부담을 스스로 안고 퇴장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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