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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엿보기] '음악도 껐다'…적막했던 WBC 대표팀의 마지막 공식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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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고척돔 정세영 기자] 김인식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팀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대표팀 선수들도 말없이 훈련에만 몰두했다.

8일 고척돔에서 공식 훈련에 나선 대표팀의 분위기였다. 한국 야구가 안방에서 개최한 WBC 1라운드가 역대 최악의 성적을 예약했다. 이스라엘과의 개막전에서 일격을 당한 한국은 A조 최강으로 평가받았던 네덜란드에 무기력하게 패배하며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이번 1라운드에서 최소 2승1패가 목표였던 한국은 차기 대회에서 예선 라운드 강등까지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WBC 대표팀은 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특히, 2경기 19이닝 동안 1점을 올리는 데 그친 대표팀 선수들의 부진한 성적에 비난과 질책을 쏟아내고 있다.

9일 저녁 열리는 대만과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둔 대표팀은 이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마쳤다. 오전 11시40분께 고척돔에 도착한 선수들은 짐을 벤치에 푼 뒤 곧바로 스트레칭을 하기 위해 외야로 나섰다. 활기 넘치던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이 온데 간데 사라졌다. 김광수, 이순철 등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말없이 선수들의 훈련을 묵묵히 지켜봤다. 고척돔 내에 음악까지 흘러나오지 않으면서, 분위기는 더욱 무겁게 가라 앉았다.

건강 이상으로 훈련 불참 선수도 나왔다. 이번 대회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1볼넷)로 침묵한 김태균은 이날 새벽 감기몸살 증세로 응급실 신세를 졌다. 김태균은 A조 마지막 경기인 대만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김인식 감독은 “이번이 마지막인데 너무너무 가슴이 아프다”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패배를 통감한다. 선수는 죄가 없다. 모든 것은 감독의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훈련을 마친 선수들도 무거운 마음으로 입을 열었다. 주전 외야수 손아섭은 “솔직히 지금 선수단 분위기가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결과를 되돌릴 순 없는 것 아닌가. 받아들이고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팬들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또, 막내 김하성은 연습은 마친 뒤 “그동안 국가대표를 많이 해본 선배들도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다. 성적을 내야한다는 생각에 다들 경기를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인식 감독과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우리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내일은 총력전이다. 모든 투수들도 다 대기”라고 각오를 다졌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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