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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WBC] 김인식 감독의 마지막 주문 “유종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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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졸전 끝의 또 하나의 참사였다. 여론은 싸늘했다. 꽃샘추위보다 더 추웠다.

그래도 야구는 계속된다. 아직 1경기가 남아있다. 한국의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마지막 경기이자 김인식 감독의 마지막 경기일 수 있다. “마음이 아프다”는 노감독은 선수단에 마지막 주문을 했다.

WBC 대표팀은 8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시간여 훈련을 진행했다. 이틀 연속 패배로 훈련장의 공기는 무거웠다. 적막감이 흘렀다. 선수들의 표정에 웃음기는 사라졌다.

매일경제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이 8일 훈련에 앞서 선수단을 모아 당부에 가까운 마지막 주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김 감독은 “결과에 대해 감독이 통감해야 한다. 내가 책임져야 한다”라며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회가 내 마지막 대회일 텐데, 이런 결과가 나와 마음이 아프다”라며 “WBC에서 많은 경기를 이겨도 진 경기가 더 많이 생각난다. 2009 WBC 결승 일본전에 이어 이번 이스라엘전이 계속 생각날 것 같다. 1점을 못 뽑아 패한 게 두고두고 아쉽다”라고 했다.

마음이 무거운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어가는 발걸음마저 무거웠다. 그들을 불러 모은 건 김 감독이었다. WBC 개막 후 김 감독이 훈련 전 미팅을 가진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사태가 심각했고, 상황이 급박했다. 9일 대만과 최종전을 남겨둔 마지막 훈련일이기도 했지만 전달할 메시지가 있었다.

김 감독은 연패에 따른 여론이 싸늘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대만전마저 패해 A조 최하위에 그칠 경우 2021 WBC에는 예선을 거쳐야 한다는 것도 인지했다.

대만전은 많은 게 걸려있다.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하면서 현재보다 밝을 미래를 열어야 한다. 차기 대회 본선 직행이라는 현실적인 메리트도 있다.

김 감독은 “내일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자. 젊은 선수들은 4년 후 주축 멤버가 될 자원들이다. 더 많이 보고 배워라. 선배들도 마지막일지 모를 경기에서 후배를 위해 남겨줄 걸 남겨두자. 코칭스태프 또한 다음 코칭스태프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그나마 작은 선물(본선 직행)을 줘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당부했다.

두 팀이 승패가 같을 경우 승자승으로 순위를 정한다. 한국은 대만을 반드시 이겨야 4위를 피할 수 있다. 김인식호의 마지막 임무다.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쓴다. 선발투수 양현종(KIA)은 물론 쓰지 않은 이대은(경찰), 박희수(SK), 장시환(kt)도 모두 꺼낸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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