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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종열의 진짜타자]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퓨처스 선수들에게 전하는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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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퓨처스리그(2군) 선수들에게 있어 스프링캠프참가는 첫 번째 목표이자 꿈이다. 당연히 캠프에 참가 하게 되는 주전급 선수들과는 달리 2군 선수들은 감독이나 구단의 선택에 의해 합류가 결정된다. 그래서 2군 선수들은 캠프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 있는지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다. 나 역시 프로 1, 2년차까지 주로 2군에 머물렀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스프링 캠프에 참가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었고, 참가명단에서 내 이름을 발견하면 뛸 뜻이 기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캠프에 합류한다는 것은 그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의미이다. 또 코칭스태프가 이들의 실력을 보고 나서 1군에서의 역할을 가늠해 보기도 하는 중요한 기회이다. 2군 선수가 꿈에 그리던 1군 스프링 캠프 명단에 들어 훈련에 합류하게 되면 누구보다도 열심히 훈련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캠프 중간에 부상으로 되돌아가는 선수들이 있다. 훈련을 너무 무리하게 되면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경기도 못해보고 돌아가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2군 선수들에게 한 가지 당부해 주고 싶은 것은 스프링 캠프가 시작이지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매일경제

사진=MK스포츠 DB


이번 미국 애리조나 NC 다이노스의 스프링 캠프에서 윤병호를 만났다. 윤병호를 처음 만난 것은 2014년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였다. 하루는 윤병호가 방으로 음료수를 가지고 찾아와서 “고양 원더스에서 프로에 어렵게 입단 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하면 야구를 잘 할 수 있냐”며 질문을 했었다. 매일 최선을 다해 훈련을 하는데 생각만큼 기량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때 내 대답은 “네가 스스로 원하는 야구를 해보라”는 것이었다. 덧붙여서 “누구의 눈치를 보는 훈련이 아닌 스스로가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 보고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약점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강점을 키우는 것에 더 집중하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후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윤병호와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보통 타석에 들어서면 코칭스태프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압박감에 몸이 경직되고 급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윤병호의 모습은 이전과 달리 타석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이런 여유는 프로에서의 경험과 연습을 통한 자신감에 의한 것이다. 설사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못 보여 준다고 해도 타석에 들어서서 자신감 있는 스윙과 자세만으로도 충분히 코칭스태프에 어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아는 것이다.

2군 선수들이 어렵게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실패하는 원인 중에 하나가 오버워크이다. 1군 무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무리하게 연습을 강행한다면 정작 경기에서는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부상으로 귀국하는 경우가 생긴다.

한 시즌은 144경기로 길기 때문에 언제든지 기회는 충분히 찾아오다. 지금 당장 살아남기 위한 자세는 미봉책일 뿐이다. 2군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잡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자세다. 더불어 한번 잡은 기회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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