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더비’ 앞둔 울산, 호랑이 발톱 꺼냈다

[OSEN=울산, 서정환 기자] ‘동해안 더비’를 앞둔 울산이 호랑이 드디어 비장의 발톱을 꺼냈다.

울산 현대는 28일 오후 7시 30반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2017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예선 E조 2차전에서 브리즈번 로어(호주)를 6-0으로 크게 이겼다. 울산(승점 3점)은 지난 주 가시마전 0-2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경기 전까지 김도훈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 전북이 ACL 출전권을 박탈당하며 갑자기 울산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스페인 전지훈련서 복귀한 울산은 손발을 맞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울산은 지난 7일 키치와 가진 ACL 플레이오프서 승부차기까지 끝에 겨우 이겼다. 역전패를 당할 뻔한 경기였다. 21일 가시아 원정경기서는 0-2 완패를 당했다. 김도훈 축구의 색깔이 없다는 혹평이 잇따랐다.

김도훈 감독은 브리즈번전을 반전기회로 삼았다. 브리즈번은 호주서 이동거리가 길고, 부상자가 많았다. 김도훈 감독은 코바를 원톱에 두고 발이 빠른 오르샤와 김인성을 좌우에 배치에 큰 재미를 봤다. 오르샤와 김인성은 각각 두 골씩 뽑았다. 코바와 교체로 들어간 이종호까지 골맛을 봤다. 6-0 대승으로 울산은 완벽하게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경기 후 김도훈 감독은 “아직 못 보여준 전술이 많다. 우리 선수구성을 보면 더 다양한 전술을 보여줄 수 있다. 김인성의 사이드 돌파와 공간창출이 좋았다. 아직 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며 만족했다.

울산은 최적의 공격조합을 찾는 성과를 거뒀다. 김 감독은 “코바도 오늘 골 못했으면 2군 내려간다고 약속했었다. 계속 1군에서 뛰어야겠다. 코바가 몸싸움도 하고, 헤딩도 하고, 골도 넣었다. 기분 좋을 것이다. 코바가 가진 색깔이 팀에 희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주장까지 맡겼다”며 신뢰를 보였다.

이날 이종호의 교체투입도 김도훈 감독의 배려였다. 김도훈 감독은 “골맛을 보도록 분위기를 봐서 투입했다. 공격수는 골이 나오지 않으면 부담감이 있다. 골을 넣으면서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종호가 다행히 한 골 넣어서 자신감 찾았을 것이다. 중심역할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울산은 오는 4일 포항과 K리그 개막전에서 ‘동해안 더비’를 치른다. 실전감각이 떨어지는 포항에 비해 울산은 경기감각이 최고조다. 김인성은 “포항전에서 죽기살기로 뛰겠다. 감독님도 벼르고 있다. 더 이상 ‘버스 막기’는 안 된다”면서 포항전 필승을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