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평가전]김인식 감독 "역시 투수가 걱정"

[고척=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역시 투수가 걱정이다"

김인식 감독의 시선은 여전히 마운드를 향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28일 오후 6시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8-3으로 승리했다. 앞서 쿠바와의 2연전에서 모두 승리했던 한국은 3연승 행진을 이어나갔다.

경기 뒤 김인식 감독은 "타선이 비교적 많이 터졌다. 다만 몇 선수들에게 집중이 됐고, 몇 선수들은 운이 없었다. 그런 선수가 최형우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대은은 볼은 좋아지고 있는데 결정구가 치기 좋은 높은 공으로 온다. 상대방이 기다리는 볼을 주니 난타당할 수밖에 없다. 제구력 부족으로 보여 진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3번의 평가전에서 김인식호는 매 경기 두 자리 수 안타와 6점 이상의 득점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다만 최형우와 이대호의 침묵은 아쉽다. 3경기에서 최형우는 8타수 무안타 1볼넷, 이대호는 9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에 그치고 있다.

김 감독은 "최형우는 심적으로 안타에 매달리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편하게 치지 못하고 긴장과 조바심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대호는 연습 때는 확실히 힘이 실렸는데 호주 선발투수(팀 애서튼)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예사롭지 않아서 타이밍을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테이블세터로 나선 이용규-서건창 콤비에 대해서는 만족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WBC는 투구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이용규가 커트를 많이 하면 상대 투수에게 데미지를 줄 수 있다. 뒤에서 서건창이 결정적일 때 때려주면 괜찮은 콤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인식 감독의 고민은 타선보다는 마운드를 향했다. 김인식 감독은 "우규민도 만족스러운 피칭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다보니 투구수가 많았다. 제구력에 신경 써야 한다. 루상에 주자가 없을 때는 공격적으로 던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차우찬에 대해서도 "열흘 만에 던졌다. 앞으로 더 던져야 한다"면서 지켜보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김 감독은 또 WBC 서울라운드에서의 투수 운용의 계획에 대해 "장원준과 양현종은 확실한데, 세 번째가 문제다. 우규민은 제구력 때문에 불안 요소가 있다"고 걱정을 드러냈다. 불펜에 대해서는 "뒤에 오승환을 두고 상황에 따라 선수들을 기용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이어 만약 플레이오프까지 갈 경우에는 "전체를 다 쏟아 부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인식 감독은 마지막으로 남은 기간 계획에 대해 "타순을 결정해야겠지만, 역시 투수가 걱정"이라면서 "첫 게임이 중요하니 거기서부터 풀어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사진=팽현준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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