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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팬·감독 심장 흔드는 '그라운드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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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4년차 전북 이재성, 국가대표서도 '차세대 에이스' 꼽혀]

- 최강희 감독 "축구 제대로 한다"

데뷔 이듬해 신인상받은 기대주… 답답한 공격때 물꼬트는 역할

"슈틸리케도 믿고 쓰는 선수"

- 마른 체형에도 몸싸움 즐겨

'닥공' 스타일에 별명은 딸기우유

지금 프로축구 K리그의 '아이돌 선발대회'를 연다면 누가 뽑힐까. 1990~2000년대였다면 안정환, 고종수, 이동국 등 K리그를 수놓았던 '꽃미남'들이 꼽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대세 스타'는 그들과는 조금 다르다. 아직 여드름 자국이 가시지 않은 소년 같은 얼굴에 수줍은 미소를 짓는 전북 현대의 이재성(25)이다. 그는 그라운드에 서면 터프가이로 돌변해 반전의 매력을 선사한다.

K리그 개막(3월 4일)을 앞두고 구단 훈련장에서 만난 이재성은 "사실 숙소 방 안이 팬들 선물로 가득 차서 힘들 지경"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기성용, 구자철, 이청용 등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들이 떠난 K리그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이재성의 매력은 무엇일까.

◇어딜 가도 '차세대 에이스'

이재성은 소속팀 전북과 국가대표 두 곳에서 모두 '차세대 에이스'로 손꼽힌다. 전북 선수들에게 이재성을 평가해달라고 하자, 가장 많이 나온 답이 "이동국 선배가 호통치지 않는 유일한 선수"라고 했다. 한 선수는 "그건 엄청난 칭찬"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성은 "제가 룸메이트일 때 수발을 잘 들어서 그렇다"며 씩 웃었다.

조선일보

‘K리그 아이돌’의 헤딩 -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이재성이 훈련장에서 공을 갖고 묘기를 부리는 모습. 그는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며 ‘K리그의 아이돌’이라 할 만큼 스타로 발돋움했다. 왼쪽 위 작은 사진은 지난해 12월 팬 사인회에서 한 팬이 선물한 꽃왕관을 쓰고 웃는 이재성. /김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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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전북 감독은 "축구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선수"라고 했다. 다양한 상황이 펼쳐지는 그라운드에서 순간순간 어떤 움직임을 해야 할지 정확하게 안다는 것이다. 이재성은 데뷔 이듬해인 2015년 리그 7골 5도움으로 팀의 리그 우승을 이끌어 영플레이어상(신인상)을 받았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믿고 쓰는 해결사'이기도 하다. 2015년 3월 첫 A매치 출전 이후 19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 특히 답답한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재성은 동갑 친구 손흥민과 함께 대표팀 막내이다. 그는 "감독님이 요새는 '재성, 한 골 넣어야지'라며 등 두드려 준다"면서 "이제는 선발 멤버로 확실히 자리를 굳히고 싶다"고 했다.

◇"뻔뻔한 무대 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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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재성의 별명은 '딸기우유'다. 2014년 K리그 시상식 때 걸그룹 '딸기우유'와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이 "아이돌만큼 멋지다"는 평을 들으며 별명이 생겼다. "여드름 자국도 딸기를 닮았다"고 하는 팬들도 있다.

그래서인지 딸기 초콜릿, 딸기 젤리 등 딸기가 들어가는 선물을 많이 받는다. 이재성은 "무대에서 안 떠는 뻔뻔한 성격인데 그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중요한 경기일수록 '한 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재성이 3년 만에 K리그 대표 스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이재성은 키 180㎝에 몸무게 70㎏으로 축구선수로는 가냘파 보인다. 하지만 "박지성이 떠오를 정도로 많이 뛰고 몸싸움도 거침없는 선수"라는 평을 받는다. 그는 "체력 훈련 때는 하위권인데, 경기장에만 들어서면 신이 나서 힘들지가 않다"고 했다. 플레이스타일도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과 일맥상통한다. 백패스를 하지 않고, 실패하더라도 득점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전방 침투 패스를 시도한다. 그는 "과감하게 욕심을 내야 골이 터진다"고 했다.

이재성에게 올해 목표를 물었다. 그는 "팬들을 즐겁게 하는 축구로 전북이 K리그에서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되고 그 뒤엔 손흥민, 권창훈처럼 유럽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임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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