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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잔혹 동화’가 된 레스터시티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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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132년 만에 우승시킨 감독

“성적 부진” 9개월 만에 ‘경질’

경향신문

동화는 끝났고, 현실은 냉정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가 2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66)과 결별을 선언했다. 사실상 경질이다. 라니에리 감독도 “23일 세비야 원정을 마치고 돌아온 자리에서 경질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라니에리 감독은 지난해 레스터시티를 창단 132년 만에 첫 우승컵을 안긴 주인공이다. 꿈같은 ‘동화’를 쓴 영웅이 불과 9개월 만에 쫓겨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8부리그에서 뛰던 제이미 바디와 프랑스 빈민가 출신 리야드 마레즈를 중용해 매년 강등을 걱정하던 최약체 레스터시티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선 수비 후 역습에만 의존한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최약체가 일으킨 반란은 동화 속 이야기와 같다는 찬사로 이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감독상’도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레스터시티가 그에게서 지휘봉을 뺏는 극약처방을 내린 것은 거듭된 부진 탓이다. 레스터시티는 24일 현재 5승6무14패(승점 21점)를 기록, 17위로 추락했다. 강등권(18~20위)과는 한 계단 차이다.

아야왓 스리바다나프라바 부회장은 “(모기업인) 킹파워가 레스터시티를 인수한 지 7년 만에 가장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레스터시티를 살리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당분간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되지만 후임은 곧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거스 히딩크 전 첼시 감독을 비롯해 니겔 피어슨 전 레스터시티 감독, 로베르토 만치니 전 맨체스터시티 감독, 앨런 파듀 전 크리스털팰리스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다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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