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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화랑' 종영①]산(山)으로 간 스토리, 그럼에도 남은 명품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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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POP=황수연 기자]'화랑'이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박형식은 모두가 인정하는 왕이 됐고, 박서준과 고아라는 혼인을 약속하며 사랑을 완성했다. 하지만 산으로 가는 스토리는 시청자들조차 이해하기 버거웠다. 남은 건 명품 배우들의 값진 연기뿐이었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 2TV '화랑'(극본 박은영, 연출 윤성식) 최종회에서 박서준(선우, 무명 역)을 중심으로 한 화랑들은 박형식(진흥왕 삼맥종 역)을 왕으로 인정하며 충성을 맹세했다. 박형식은 백성을 위하는 왕으로 신국의 천년 대계를 약속했다.

다행히(?) 진흥왕은 바뀌지 않았다. 모두가 예상한 결말이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가짜 왕 노릇을 하던 박서준이 뚜렷한 맥락 없이 왕이 되겠다는 마음을 품은 것. 또한 우연처럼 천민이 아니라 귀한 성골 혈통이었다는 상황이 더해졌다. '개새랑'으로 쌓아온 강인하고 당당한 캐릭터는 금이 갔고 마지막까지 역모자라는 오해를 받았다.

박형식의 진흥왕은 위기가 있을 때마다 행동하지 못하면서 어머니와의 갈등만 부각되는 나약한 왕이 됐다. 성장 과정을 담았다기엔 '왕밍아웃'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고아라(아로 역)는 여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수동적인 조언자에만 머물렀다. 한 주에 한 번씩은 목숨이 위태로워지며 박서준과 박형식을 각성하게 하는 계기에 머물렀다.

화랑들은 더 아쉽다. 타이틀이 화랑이었음에도 화랑은 없었던 것. 잘생기고 어여쁜 '꽃화랑'의 외모만 부각됐을 뿐 이들의 용맹이나 기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성동일, 최원영, 유재명, 김원해 등 명품 조연들의 역할도 마찬가지. 초반에 기대케했던 각자의 스토리와 비밀들은 제대로 펼쳐지지도 못했다.

너무 많은 욕심을 담았다. 삼각관계, 출생의 비밀, 정치 싸움, 청춘들의 성장 등 드라마 한 편이 담기엔 버거운 스토리였다. 결국 제대로 풀지 못한 채 꼬여갔고 왕밍아웃과 출생의 비밀을 왕좌 싸움이라는 황당한 전개로 몰아넣었다. '화랑'이 20회 중편 드라마로 분량이 적지도 않았고, 또한 사전 제작으로 여유가 많았기에 더욱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배우들은 남았다. 친구를 지키지 못하고 흘렸던 박서준의 뜨거운 눈물, 고아라를 향한 박형식 애틋한 마음, 고아라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 등 배우들의 명품 연기력은 확실히 돋보였고 칭찬받아 마땅했다.

또한 최민호, 도지한, 조윤우, 김태형, 이다인 등 신인 연기자들이 가능성을 보이며 이름을 알렸다. 김창완, 김지수, 성동일, 최원영 등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화랑'은 모두의 행복 속에 끝이 났다. 스토리에 대한 답답함은 있었지만 그래도 유쾌했던 청춘 사극이었다. 적어도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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