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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심하게 겸손한 최형우 "이보다 더 강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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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13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경기장에서 한국 야구 국가대표훈련이 진행됐다. 최형우가 훈련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키나와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오키나와=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이보다 더 겸손할 순 없다. 오죽하면 동료들조차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 바닥, 진짜 한 방”이라며 웃음꽃을 피웠을 정도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자칭 ‘막내’ 최형우(KIA) 얘기다.

최형우는 13일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시에 위치한 구시카와구장에서 대표팀 선수들과 첫 훈련을 시작했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최형우는 “파란 유니폼을 입으니 감회가 새롭다. 긴장보다 설렘이 더 크다.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겐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오재원 민병헌(이상 두산) 이용규(한화) 등 태극마크가 익숙한 선수들과 달리 최형우는 눈치껏 훈련 동선을 따라 다녔다. 그는 “TV 중계나 말로만 듣던 태극마크를 달고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운동장에 나와 동료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니 ‘진짜 잘한다’는 생각뿐이다. 아직도 내가 대표팀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웃었다.

지난해 138경기에서 31홈런 144타점 타율 0.376로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최형우는 자타공인 국내 최고 좌타자다. 김인식 감독도 “김현수(볼티모어)와 추신수(텍사스)가 빠지다보니 멀리치는 좌타자가 부족한게 사실이다. 최형우는 이대호(롯데) 김태균(한화)과 함께 수비와 지명타자를 오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심타선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뉘앙스다. 최형우는 “한 번도 내가 중심타선에 포진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적 없다. 선발로 나가든 아니든 벤치에 앉아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어떤 상황이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겸손한 최형우에게 이번 대표팀은 결코 약체가 아니다. 그는 “이전 대표팀을 경험해보지 못해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이번 대표팀이 최고 전력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각 팀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선수들만 모여있지 않나. 이보다 더 강한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더 신기하다”며 웃었다. 약체라는 평가를 보기좋게 뒤집고 다시 한 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는 의지가 남긴 ‘모른척’이다.

그는 “김기태 감독께서 태극마크를 달고 나라를 위해 뛰는 것인만큼 항상 당당함을 잃지 말라고 조언해주셨다. 여기 와서보니 다른 선수들도 태극마크에 걸맞게 당당한 모습으로 훈련에 임하더라. 빨리 이 분위기에 적응해 진정한 대표팀의 일원이 되겠다. 어떤 역할을 주어질지,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지만 한국 야구가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탤 것”이라고 자신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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