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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대표팀 주축으로 성장…1987년생 동갑내기 양의지-차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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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한국 야구의 황금세대들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시작은 1973년생 선수들, 그러니까 92학번으로 불리는 이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다 아는 박찬호, 임선동, 조성민, 손경수, 박재홍, 정민철, 염종석이 92학번의 대표 주자들이다.

이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고, 박재홍은 프로야구 최고의 호타준족으로 불리며 레전드 대접을 받고 은퇴했다.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에 뛰어든 정민철과 염종석도 시대를 풍미했고, 임선동 역시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반면, 손경수는 끝내 꽃을 피우지 못했고, 조성민도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매일경제

WBC 대표팀이 11일 오후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소집됐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과 양의지, 차우찬이 기자회견에 참석해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김재현 기자


이후 황금세대로 불리는 이들이 1982년생 들이다. 이들은 2000년 캐나다 애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과 함께 황금세대로 떠올랐다. 바로 이대호(롯데) 추신수(텍사스) 정근우 김태균(이상 한화)이 이때 멤버였다. 애드먼턴 청소년대표는 아니었지만 돌부처 오승환(세인트루이스)도 1982년생이다. 추신수와 오승환은 현역 메이저리거이기도 하다. 이대호는 일본과 메이저리그 시애틀을 거쳐 올해 친정 롯데로 복귀했다. 정근우와 김태균은 KBO리그 정상급 타자들이다. 이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둘 당시 핵심 멤버였다.

이후 황금세대는 1987년생들이다.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중에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1987년생이다. LA다저스의 류현진을 시작으로 피츠버그 강정호, 볼티모어 김현수(빠른 1988년생이라 1987년생과 함께 학교를 다님)에 이어 황재균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스플릿계약으로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이들은 1982년생과 함께 국제 무대에서 한국야구의 르네상스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2017 WBC에서는 핵심 멤버로 떠올랐다.

2017 WBC대표팀 구성을 보자면 1982년생 들이 고참급으로 대표팀 맏형 역할을 맡고 있다. 이대호 김태균 오승환이 그렇다. 막내급이었던 1987년생들은 이제 주축으로 떠올랐다. 이번 대표팀 안방마님인 양의지(두산)와 선발의 한 축인 차우찬(LG) 외야수 민병헌(두산)와 불펜에서 쏠쏠한 활약을 하리라 예상되는 원종현(NC)이다. 류현진은 부상, 김현수는 팀 상황상 출전이 불발됐고, 강정호는 음주사고를 일으켜 대표팀에서 제외됐지만, 메이저리거들까지 합류했다면 1987년생 중심의 대표팀이 꾸려졌을 것이다. 실제로 1987년생 주축의 대표팀은 프리미어12에서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WBC에는 뽑히지 않았지만 김현수와 황재균까지 주축멤버였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서 주전 포수마스크를 쓰게 된 양의지의 책임감은 막중하다 기존 대표팀 안방마님이었던 강민호(롯데)가 무릎부상으로 제외됐기 때문이다. 또 차우찬은 투구수 제한이 있는 WBC에서 1+1 역할로 쓸 수 있는 투수이기도 하다.

대표팀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앞서 11일 열린 공식기자회견에도 선수단을 대표해 양의지와 차우찬이 참석했다. 이들의 각오와 자신감은 남달랐다. 차우찬은 “4년 전 대표팀에 처음 뽑혀 다소 부진했는데, 이번에는 대표팀에 기여하고 싶다”며 “비시즌 준비를 많이 했다. 괌 미니캠프에서도 몸상태를 끌어올렸다”고 말했고, 양의지는 “어차피 결과론이다. 좋으면 칭찬 받고 나쁘면 욕먹는다. 각 팀에서 최고로 잘하는 선수들이 모였기 때문에 성적이 나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남은 기간 투수들과 호흡을 빨리 맞추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특히 다른 나라 선수 중 상대해보고 싶은 특정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1라운드 한국과 맞붙는 상대 중 네덜란드는 메이저리거가 대거 포함됐고, 이스라엘도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과 전직 메이저리거들이 이름을 올렸다. 차우찬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내 공을 잘 던지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답했고 양의지는 “다른 팀 선수들은 이름을 잘 모른다”라고 말해 기자회견장에 웃음이 터졌다. 대표팀 주축으로 떠오른 1987년생 동갑내기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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