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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일본킬러'에서 '세계 정상'으로 양현종 WBC모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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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7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전지훈련이 진행됐다. 양현종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오키나와=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역투를 향한 첫 발을 내딛었다. 오는 12일 대표팀 소집일을 앞둔 양현종은 7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첫 불펜피칭을 했다.

스프링캠프 시작이 예년에 비해 보름가량 늦어졌지만 2월 초에 불펜피칭을 한 것은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해마다 8월에 체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매년 스프링캠프 끝무렵이나 시범경기 때 투구를 시작하던 루틴을 바꿨다. 양현종은 “WBC 첫 경기를 KBO리그 개막전이라고 생각해 몸을 만들었다. 루틴을 바꿨다기보다 동계훈련을 일찍 시작했다. 아픈 곳도 없어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펜에 들어간 양현종은 포수 이홍구와 호흡을 맞춰 30개를 던졌다. 몸쪽 바깥쪽을 번갈아가며 던지는 등 나름대로 타자를 상대한다는 이미지를 갖고 투구에 임하는 모습이 보였다. 첫 불펜피칭이었지만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볼을 받은 이홍구는 “회전이나 밀고 들어오는 힘은 역시 양현종이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좋았다. 4개월여 만에 처음 던지는 터라 던지는 순간에 공을 눌러주는 힘은 시즌때보다 안좋았지만 첫 불펜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페이스가 빠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예정된 투구수를 채운 뒤에는 이홍구를 세워놓고 커브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 두 개씩 던지며 감을 체크했다.

양현종은 “예상했던 것보다 몸이 잘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해 와일드카드결정전 2차전 등판 이후 처음 마운드에 섰는데 생각보다 공이 잘가더라. WBC 이후 시즌이 개막하기 때문에 걱정되는 부분이 있지만 일단은 WBC 하나만 생각하고 간다. 대회가 끝난뒤 시즌 개막까지 2주 정도 회복할 시간이 있기 때문에 대표팀에 합류한 뒤에도 이대진 투수코치님과 소통하면서 관리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월에 시즌이 끝난 뒤 감독님께서 워낙 관리를 잘해주셨다. 200이닝을 돌파했지만 충분히 쉬었기 때문에 피로를 다 풀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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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전지훈련이 진행됐다. 양현종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에이스급 투수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이라 양현종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크다.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노렸던 국내 최고 좌완이라 부담이 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양현종은 “부담감을 느낄 위치도, 그럴 상황도 아니다. 등판하는 경기에 100%를 쏟아 부으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자리가 대표팀이다. 누가 이래라 저래라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기가 해야 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형들도 많이 계시기 때문에 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내 일에 충실할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지만 WBC는 첫 경험이다. 그는 “10일께 불펜등판을 한 번 더 하고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선동열 송진우 코치님께서 등판 일정을 확정해주시면 그 경기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전력 약화에 대한 여러 얘기들이 들려오고 있지만 아직 선수들을 모두 만나지 않은 상황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대표팀으로 모이면 또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두 경기에 출전해 7이닝 1실점으로 방어율 1.29를 기록한 양현종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두 경기에 등판해 4이닝 무실점으로 잇따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9년 한·일 클럽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일본시리즈를 제패한 요미우리를 상대로 인상적인 역투를 펼쳐 새로운 ‘일본킬러’의 탄생을 알렸다.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WBC는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타자들도 요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다.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을 양현종의 역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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