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5 (수)

한화, 단장이 직접 코칭스태프 워크숍 개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한화 박종훈 단장이 지난 23일부터 1박 2일간 김성근 감독과 김광수 수석코치가 참석하지 않은 코칭스태프 워크숍을 개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 박종훈 단장이 코칭스태프 워크숍을 주재했다. 지난 23일부터 1박 2일 동안 충남 대천에 위치한 한화콘도에서 1, 2군 코칭스태프와 운영, 전력분석, 스카우트팀 직원 등 45명이 참석했다. 박 단장 취임후 처음으로 코칭스태프 전원을 만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 김성근 감독과 김광수 수석코치는 참석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한 행사였다. MBC 김완태 아나운서가 소통과 화합을 주제로 강연했고 김병진 에듀맥스 대표가 ‘조직활성화와 리더십 역량 강화’를 설명했다. 법무부 양중진 부장검사가 클린스포츠에 대해, 문형우 창원대 교수가 세이버매트릭스를,김나라 고려대교수가 스포츠 심리학 강연을 각각 하는 등 박 단장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대거 초청됐다. 구단 관계자는 “구단이 전문성을 강화하고 소통과 화합을 통해 강팀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발표한만큼 코칭스태프와도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구단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신임단장과 코치들간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행사였다. 참석한 코칭스태프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자평했다.

박 단장이 새로운 한화를 모토로 걸고 대대적으로 치른 첫 번째 공식 행사였지만 현장 수장과 수석코치가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무엇보다 신임단장이 감독과 수석코치가 참석하지 않은 코칭스태프 워크숍을 단행한 것부터가 어색하다. 두산이나 KIA, kt 등 다른 구단은 모두 감독이 코칭스태프 미팅을 주재했다. 당초 “워크숍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관련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하겠다”던 구단측도 “따로 자료를 낼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박 단장과 김 감독의 반목이 절정에 달한 것으로 보기 딱 좋은 상황이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준비로 할 일이 많다”면서 즉답을 피했지만 “기본적으로 동료에 대한 예의가 없는 모습들이 보여 얼굴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스프링캠프 훈련장 추가 임대나 코칭스태프 계약문제, 일본인 인스트럭터에 대한 예우 등 기본적인 것들에 마음이 상했다는 의미다.

스포츠서울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의 김성근 감독이 경기후 팬들의 환호에 손을 들고 답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몇 가지 실수가 쌓여 불신의 골이 더 깊어졌다. 이달 중순께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관계자들이 박 단장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입국했다. 세이부 감독을 역임한 다나베 노리오 등 두 명의 일본인 코치들이 스프링캠프기간 동안 인스트럭터 역할을 겸하며 김 감독의 야구를 배우겠다는 의사를 전했는데 이를 수락한 구단에 감사인사를 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박 단장은 이들의 입국 하루 전날까지 단장회의를 핑계로 ‘굳이 만나야 하는가’라는 뉘앙스를 보여 오해를 샀다. 지난 18일 서울 모처에서 열린 1군 코칭스태프 회의 때에는 일부 코치와 재계약을 하기 위해 참석한 정은욱 운영팀장이 연봉도 쓰여있지 않은 빈계약서에 서명만 받는가 하면 계약서가 부족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화합을 강조하기 위한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었다면 그 전에 화합하려는 자세를 취했어야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구단 관계자는 “요즘처럼 구단과 감독님께서 대립관계에 있는 듯한 인상을 내비치는 시기에는 아주 사소한 것들부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코칭스태프 계약 문제 등은 구단의 실수가 있었다. 앞으로는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더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구단과 갑-을 관계에 놓여있는 코치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행사에 참석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구단과 감독의 대립각이 큰 상황이라면 이른바 ‘김 감독이 인선한 코치’들은 더더욱 구단의 움직임에 자세를 낮춰야 한다. 구단 관계자의 말처럼 ‘사소한 실수’로 책이라도 잡히면 이를 빌미로 구단이 어떤 처우를 내릴지 종잡을 수없기 때문이다. 한화 내부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불편한 동거’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더욱 큰 태풍으로 커질 게 불 보듯 뻔하다. 그 쓰나미는 모두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덮어쓰게 된다. 코칭스태프 워크숍을 주재하는 것보다 김 감독과 관계 회복이 박 단장에게 더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