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가 16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2017년 정기총회에서 신문선 명지대 교수가 제11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 출마한 안건과 관련해 부결 결과를 알리고 있다.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수장직을 비울 수 없다. 처음 열린 총재 선거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새 총재 선출을 위한 준비에 다시 들어갔다.
연맹은 지난 16일 정기총회를 열어 총재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신문선 전 성남FC 대표를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진행했으나 신 후보가 과반 득표에 실패함에 따라 새 총재를 선출하지 못했다. 연맹은 선거 후 5일간 이의 제기 기간을 두고 있다. 신 후보가 불공정 선거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이의 신청을 하지 않음에 따라 연맹도 총재 선출 준비에 들어갔다.
첫 단추가 잘 꿰어졌다. 연맹은 지난 정기총회 때 ①총재 선거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총회를 통해 적임자를 추대할 수 있으며 ②총재 후보자가 등록할 땐 기탁금을 내도록 해서 일정 비율 이상 득표하지 못할 경우 기탁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를 위해선 대한축구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승인이 필요한데 최근 두 곳의 승인을 모두 받았다. 조연상 연맹 사무국장은 “정관이 승인 절차를 마무리한 만큼 관련 규정도 손질해 이사회를 통과하면 새 선거를 준비할 생각”이라고 24일 밝혔다.
연맹은 기탁금 규모와 기탁금 반환 득표수를 연맹 상급 단체인 대한축구협회 선거 규정 준용으로 가닥 잡았다. 협회 규정엔 후보자가 유효 투표수의 25% 이상을 얻을 경우 기탁금 5000만원을 돌려주게 되어 있다.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한 차원이다. 기탁금제가 없었던 연맹은 협회 규정을 참고해 기탁금은 2000~5000만원,반환 득표수는 20%(최소 5표) 안팎 수준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신 후보가 낙선하면서 현재 총재직은 연맹의 정관 유권해석에 따라 임기가 끝난 권오갑 현 총재가 계속 맡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과도기적 성격이어서 빨리 정식 총재를 선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선거에서 신 후보가 마감시간 직전 후보 등록한 사례를 비춰보면 이번에도 출마자가 있을 지는 불투명한 게 현실이다. 축구계는 지난 선거를 앞두고도 타이틀 스폰서 장기 계약 등 연맹 살림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갈 ‘구단주급’ 인사를 다각도로 물색했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 선거에서 5표를 획득해 기탁금 반환 득표수 정도는 갖고 있는 신 후보도 낙선 직후 재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엔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아 다시 나올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
그래서 축구계 일각에선 추대를 통한 권 총재의 재선을 내다보기도 한다. 현대중공업 부회장을 맡은 권 총재는 본업에 전념하며 위기에 빠진 현대중공업을 살리기 위해 지난 선거에 나서질 않았다. 하지만 그가 지난 4년간 추진한 변화와 개혁을 완성하기 위해서라도 권 총재가 적임자라는 견해가 축구계에 다시 고개를 드는 게 현실이다. 추대 방식이라면 좀 더 매끄럽게 권 총재의 재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뜻 있는 다른 적임자가 나타나 K리그의 업그레이드를 이끌 확률도 제외할 순 없다. 일각에서는 신문선 교수가 아닌 다른 축구인 출신이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스폰서십 문제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축구인 출신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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