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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ACL 조 바뀐 조성환 감독 "장쑤가 안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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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주 조성환 감독.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이렇게 설을 쇠게 되네요.”(웃음)

해외 전훈을 충실하게 소화한 탓일까. 조성환(47) 제주 감독은 최근 구단을 둘러싼 여러 변화에도 당황하지 않고 너털 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3위를 차지한 제주는 당초 내달 7일 동남아 구단과 홈에서 치르는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할 경우 6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티켓을 거머쥘 운명이었다. 이를 위해 제주 선수들은 남들이 쉬는 지난 달 중순부터 제주에서 담금질을 시작한 뒤 지난 3일 태국 치앙마이로 떠나 본격적인 전훈에 돌입했다. 진성욱 마그노 멘디(이상 공격수) 이찬동(미드필더) 조용형 김원일 박진포(이상 수비수) 이창근(골키퍼) 등 K리그 수준급 선수들도 줄줄이 데려오며 K리그 클래식과 ACL 등 ‘두 토끼 잡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런데 제주 선수들이 귀국하는 25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준우승팀 전북이 아시아축구연맹 출전관리기구의 징계를 받아 올해 ACL 본선 티켓을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제주는 전북 자리를 물려받아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내달 22일부터 벌어지는 ACL 본선 조별리그에 곧바로 참가하게 됐다. 전북이 티켓을 다시 찾기 위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를 검토하는 게 변수지만 제주의 조별리그 직행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셈이다. 현지 클럽 치앙라이를 1-0으로 눌러 태국 전훈 연습 경기를 3전 3승으로 마무리한 조 감독은 24일 밝은 얼굴로 “ACL을 직행하면서 당초 E조(플레이오프를 이길 경우)에서 H조로 바뀌었으나 이런 것도 이겨내야 강팀이다. 조가 변해도 도전하는 것은 똑같다”면서 “(그동안)친선 경기를 좀 더 하며 조직력 다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실전 경기 위주로 더 충실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ACL 1차전에서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부자 구단’ 장쑤(중국)과 만나게 된 것을 두고는 “첫 경기부터 원정팀의 무덤, 제주의 면모를 선보이겠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마지막 연습 경기도 잘 했다고 들었다. 전훈 성과는.
치앙라이(태국 2부)를 이겼는데 골은 하나밖에 안 넣었다(웃음).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문상윤이 넣어 1-0으로 이겼다. 여기 훈련 환경은 여러모로 좋았다. 다만 태국으로 올 때 기존 멤버와 영입 멤버,외국인 선수의 컨디션이 달라서 걱정했는데 귀국 뒤 제주에서 경기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플레이오프를 안 하게 됐지만 본선에서 싸울 조가 바뀌었다.
호주 애들레이드와 한 조가 되면서 장거리 이동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제주는 H조로 이동하면서 장쑤및 애들레이드와 한 조가 됐다. 남은 한 팀은 일본의 감바 오사카가 유력하다). 문제는 되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조 재배정이 빠른 시간 안에 진행됐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은 있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 아닌가. 좋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이런 것도 도전이다. 이겨내야 강팀이 된다. 22일로 첫 경기가 늦춰지면 시간적으로 여유도 있고 조직력 다지기에 좋다.

-선수들이 설도 쇠게 됐다.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면 난 태국에서 곧바로 홍콩에 가서 우리와 싸울 후보 팀들의 경기를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굳이 갈 필요가 없게 되어 선수들과 한국에 같이 간다. 선수들도 외국에서 오래 떨어져 있었으니 가족들과 설을 쇠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후 제주 마무리 훈련에선 중국 구단 등과 실전 경기를 할 예정이다. 베스트 일레븐 윤곽을 더 뚜렷하게 잡을 수 있다. 장신 공격수 멘디(기니비사우)와 손발 맞출 시간이 생긴 것도 좋다. 멘디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하느라 태국에 같이 못 갔는데 다행이다.

-올해 제주는 어떻게 달라질까.
좋은 선수를 영입했고 기존 멤버들도 좋다. 밖에서 많은 기대를 갖고 있을 것이다. 우리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작년 이상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땀을 흘렸다. 작년엔 득점이 좋았으나 실점이 많았다(제주는 지난시즌 71득점으로 전북과 공동 1위를 차지했으나 57점으로 최다실점 4위도 했다). 팀 스쿼드가 나아지다보니 선수들 개개인의 책임감이나 운동장에서의 집중력이 강해졌다. 개인적인 실수도 줄면서 실점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또 하나는 옵션이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이찬동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경기 템포나 흐름 끊는 역할이 가능하다. 진성욱 같은 경우는 후반에 상대가 지쳤을 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작년보다 다채로운 옵션을 마련하면서 실점을 줄이고 공격은 유지하는 축구가 가능할 것 같다.

-조가 바뀌면서 테베스가 뛰는 상하이 선화가 아니라 최용수 감독의 장쑤로 조별리그 1차전 상대가 달라졌다.
장쑤가 안도하지 않을까요(웃음). 원래대로 전북을 만난다면 피곤했을 텐데…. 전북보다는 우리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농담이고,장쑤가 그러진 않을 것이다. 어쨌든 제주에서 우리의 힘을 보여주겠다. 첫 경기부터 제주가 원정팀 무덤이란 것을 증명하고 싶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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