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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박지성·기성용 넘어선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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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원정서 시즌 9호·리그 7호…한국인 시즌 최다골 신기록

후반 투입 한번의 슛으로 동점골…가디언 “재난서 구했다” 극찬

이번에도 벤치에서 시작이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여전히 스리백 카드를 고수했다. 손흥민(25·토트넘)에겐 또 선발 기회가 오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 시작 포백 전환과 함께 그라운드를 밟았다.

토트넘이 맨체스터시티에 1-2로 뒤진 후반 32분. 우측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중앙의 해리 케인에게 찔러주자 케인은 중앙쪽의 손흥민에게 힐 패스로 연결했다. 손흥민은 지체없이 논스톱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공은 맨시티 골문 왼쪽 구석으로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손흥민이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하는 귀중한 동점골을 터뜨리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시즌 최다골 기록을 경신한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22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시즌 9호이자 리그 7호골을 터뜨리며 한국 축구 새 역사를 썼다. 이 골로 손흥민은 박지성(36·은퇴)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2010~2011시즌 기록한 시즌 8골과 기성용(28·스완지)이 2014~2015시즌 넣은 시즌 8골 기록을 넘어섰다. 선두 첼시를 추격 중인 토트넘은 손흥민의 동점골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점을 챙겼다. 6연승은 멈췄지만 13승7무2패(승점 46점)로 2위를 지켰다.

포체티노 감독은 전반에 맨시티에 11개의 슈팅을 내주며 밀리자 후반 시작과 함께 포백 전술로 회귀하면서 손흥민을 출전시켰다. 하지만 토트넘은 후반 4분과 9분에 골키퍼 요리스의 연속 실수로 두 골을 허용했다. 추격에 나선 토트넘은 후반 13분 델레 알리의 헤딩 만회골에 이어 후반 32분 손흥민이 극적인 동점골로 균형을 이뤘다.

최근 포체티노 감독이 3-4-2-1의 스리백 전술을 활용하면서 2선 공격수 손흥민은 출전 기회가 줄었다. 그러나 이날 맨시티전 전반 스리백 카드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해 4-2-3-1의 기존 전술로 복귀하면서 손흥민은 기회를 잡아 존재감을 뽐냈다. 손흥민은 에릭센-케인으로 이어지는 전방과 2선 공격진의 호흡을 바탕으로 골을 뽑아냈다. 토트넘은 최근 중앙수비수 얀 페르통언이 부상으로 낙마한 가운데 이날 알더베이럴트마저 부상으로 물러났다. 향후 중앙수비수 3명이 필요한 스리백 대신 2명만 출전하는 포백 체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흥민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인 EPL 선수로는 최초로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 돌파도 무난히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경기 후 ‘재난에서 구한 손흥민’이라는 기사에서 “후반 교체 카드로 출전한 손흥민은 4-2-3-1 전술에 맞춰 왼쪽 2선 공격수로 나와 무승부를 기록하는 데 한몫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믿을 수 없다. 항상 골은 특별하지만 동점골을 넣은 만큼 특별한 기억”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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