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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김성근 감독, 선수에 '주사투혼' 강요?…5년 전 김광현은 147구 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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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6월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등판한 한화 이글스 권혁이 오른쪽 어깨를 만지고 있다. [사진 일간스포츠]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성근(74) 감독이 부상 중인 투수에게 등판을 강요하고 자비 수술까지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일 엠스플뉴스는 김 감독이 지난 9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원하는 권혁(33)에게 “무통주사를 맞고 1군에서 더 던지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은 ‘주사 투혼’을 거절한 권혁에게 ‘수술을 할 거면 자비로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권혁은 자비 수술을 결심했지만 외부 이미지를 걱정한 구단이 선수를 설득해 수술비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권혁은 김성근 감독 밑에서 2년간 144경기 207.1이닝을 던졌다. 동기간 리그 불펜투수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무리한 등판이 이어진 끝에 그는 지난 8월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2군으로 내려갔다.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팀을 위해 고생하고 부상당한 선수에게 자비 수술이라니’, ‘선수를 혹사시키는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이 프로야구 생태계를 해치고 있다’며 분노했다.

‘야신’으로 불리는 김성근 감독의 선수 혹사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SK 와이번스 감독 시절 선발 김광현(28)에게 147구를 던지게 한 것은 유명한 일화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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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23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3회말과 5회말 김상현에게 연타석 3점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그러나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불펜투수를 올리지 않았다. 7회부터는 불펜에서 대기하던 투수들을 모두 철수시켰다.

김광현은 이날 8이닝 동안 147개의 공을 던지고 홈런 3개를 포함해 14개의 안타를 맞았다. 8실점 완투패였다. 개인 한 경기 최다실점 타이, 한 경기 최다 피홈런, 한 경기 최다 피안타, 한 경기 최다 투구수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당시 김 감독은 김광현을 마운드에 내버려 둔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시즌 초 부진하는 에이스에게 ‘벌투’를 시킨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경기 직후 김광현은 2군으로 강등됐다.

최근 은퇴 의사를 밝힌 SK 좌완투수 전병두(32)도 김성근 감독 ‘혹사의 희생양’으로 인식된다.

2008년 SK로 트레이드된 전병두는 2009년부터 3년간 김성근 감독 밑에서 자신의 전성기를 보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벌떼야구’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그만큼 등판이 잦았다.

가장 많은 공을 던진 2009년, 전병두는 선발과 계투를 합쳐 49경기 133.1이닝에서 2198구를 던졌다. 같은 해 풀타임 선발투수 김광현이 던진 공은 2199개였다.

그는 2011년 어깨 회전근 수술을 받은 뒤로 1군 경기에 복귀하지 못하다가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

한화 이글스와 김성근 감독은 엠스플뉴스의 보도에 대해 ‘부풀려진 이야기’라며 부인했다.

구단 관계자는 ”권혁의 수술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김성근 감독이 ‘그럼 자비로 수술받든가…’라고 구단 직원에게 푸념하듯 한 말이 외부에 이상하게 전해진 것 같다. 당연히 진심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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