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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빙속]'여제' 이상화 "세계 1위 부담감 내려놔…이제 즐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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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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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솔직히 1위를 유지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고,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부담감은 내려놨어요. 이제 즐기면서 스케이팅을 하고 싶어요."

'빙속 여제' 이상화(27·스포츠토토)가 자신을 짓누르던 부담감에서 어느정도 벗어났다면서 "부딪혀 보겠다"고 다가오는 2016~2017시즌 각오를 전했다.

이상화는 26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51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겸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4차 대회 파견 대표 선발전 여자 500m에서 38초57로 결승선을 통과,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레이스는 이상화의 본격적인 시즌 시작을 알리는 대회다. 여자 500m에서 가볍게 우승을 차지한 이상화는 2016~2017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4차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2차 레이스 도중 암밴드를 잡아 떼내는 바람에 실격 처리를 당?던 이상화는 올해 대회에서 완벽한 설욕전을 펼쳤다.

고질적인 왼 무릎 부상을 안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상화는 지난 시즌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과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딴 이상화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500m 3연패를 노리고 있다.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연패를 달성한 것은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년·1992년·1996년)가 유일하다.

다가오는 2016~2017시즌은 평창올림픽 예행 연습을 하는 시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에 중요한 시즌이다.

이상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월초 캐나다로 떠나 6개월 가까이 전지훈련을 했다.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던 케빈 크로켓 코치의 지도 속에 강훈련을 소화하고 돌아왔다.

이날 기록에 대해 이상화는 "38초 중반대를 예상했다. 열심히 타서 초반대까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아쉽다"고 전했다.

초반 100m 기록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지만 이상화는 "원래 시즌 초반에 초반 100m는 늦다. 나가면서 빨라지는 것"이라며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특유의 '쿨'한 태도를 보였다.

이상화는 즐겁게 캐나다 전지훈련을 했다면서 "분위기가 무척 다르다. 한국에서 어릴 때부터 훈련해서 새로운 환경에서 훈련하고 싶었다"며 "다른 외국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배울 점도 많았고 재미있었다. 풍경이 좋아 캠핑을 간 느낌으로 훈련했다"고 말했다.

환경은 달라졌지만 훈련 방법에 크게 차이는 없었다. 이상화는 "변화를 주면 혼란스러울 것 같아서 하던대로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는 이상화는 "힘들기는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보다 월드컵 대회와 세계종별선수권대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오히려 지금 힘든 것이 낫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장훙, 위징(이상 중국) 등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이상화는 "오히려 중국 선수들에게 1위 자리를 내준 후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고 고백했다.

이상화는 "솔직히 1위를 유지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심했다. 소치올림픽이 끝나고는 더했다"며 "금메달을 따고 1위를 유지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조금 힘들다"고 털어놨다.

주변에서 '이제 올라가는 기분을 느껴봐라'는 말도 들었다는 이상화는 "이제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즐기고 싶다. 중국 선수들에게 질 수도, 이길 수도 있지만 열심히 해서 부딪혀보겠다. 1위가 아니어도 좋고, 순위권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즐기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이상화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크로켓 코치도 조언을 했다. 이상화는 "중국 선수들과 타면서 스타일을 몰라 두려운 부분이 있었다. 크로켓 코치님이 그것을 없애주려고 많이 노력하셨다"고 말했다.

올림픽 3연패에 대해서도 이상화는 "솔직히 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성공적인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종전까지 1·2차 레이스를 펼친 뒤 이를 합산해 순위를 가렸지만, 이제 한 차례 레이스로 순위가 결정된다.

이상화는 "오히려 좋다.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 없이 한 번에 끝내니 더 편하다"며 웃어보였다.

'아웃코스를 선호하는데 인코스가 배정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이상화는 "어릴 때는 아웃코스가 확실히 좋았는데, 지난 시즌에 인코스를 너무 많이 타서 신경쓰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늘 관심이 모이는 자신의 고질적인 왼 무릎 상태에 대해 이상화는 "큰 차이는 없고 악화되지는 않았다. 지난 시즌처럼 세계종별선수권대회에 초점을 맞추고 왼 무릎 상태를 관리할 것"이라며 "평창올림픽까지는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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