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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박진호의시사전망대] '거짓말 릴레이…늘품체조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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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SBS 권종오 선임기자

▷ 박진호/사회자:

미르 재단과 케이스포츠 재단을 둘러싼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에 이어서 이번에는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씨에 대한 의혹으로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지난 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 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소위 청와대 비선실세로 불리는 CF 감독 차은택 씨가 늘품체조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는데요. 이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보도한 SBS 스포츠부의 권종오 선임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권종오 기자 어서 오세요.

▶ SBS 권종오 선임기자:

네.

▷ 박진호/사회자:

늘품체조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국민들이 많으실 텐데. 어떤 체조인가요?

▶ SBS 권종오 선임기자:

늘품체조는 유명 피트니스 강사 정 모 씨와 몇 명의 안무가들이 만든 체조인데요. 지난 2014년 11월 26일 문화가 있는 날에 박근혜 대통령이 새로 만든 건강 체조, 이른바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그리고 도마의 신 양학선 선수,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 선수 등 우리나라 체육계 인사들이 모두 총출동 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3분 동안 늘품체조의 각 동작을 일일이 따라한 뒤 이 체조가 널리 보급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요. 이때부터 늘품체조는 모든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면서 사실상 국가공인체조 반열에 올랐습니다.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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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늘품체조 따라하는 장면도 뉴스에 요즘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 장면을 그 땐 억울하게 바라봤던 분들이 있다면서요? 코리아체조라는 게 먼저 나온 거죠?

▶ SBS 권종오 선임기자:

그렇습니다. 코리아체조는 거의 1년 전부터, 2014년 초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주도로 개발에 나섰습니다. 정부산하기관인 한국스포츠개발원, 전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인데요. 여기에 체육학 박사, 운동발달 전문가, 무용학자 등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만든 국가적인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래서 한국을 대표한다는 의미에서 이름도 코리아체조로 정했고요. 국가 예산 2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왜 이렇게 만든 코리아체조를 놔두고 늘품체조를 선택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따라하고 그랬던 건가요?

▶ SBS 권종오 선임기자:

코리아체조를 만든 사람들, 제가 취재를 해봤는데요. 그 사람들의 얘기는 권력실세가 개입하지 않고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년 동안 준비한 코리아체조를 버리고 한 달 만에 급조한 늘품체조를 박 대통령 앞에서 시연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 시범 공연단의 한 사람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신의 블로그에 권력과 대한민국 사회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렇게 말했고요. 다른 사람에게도 물어봤는데, 그러면 권력실세가 누구냐. 구체적으로 누구냐고 물어봤을 때 그 관계자는 청와대와 친분이 있는 유명 CF 감독이 있는 것으로 들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1년 동안 만들었다면 이것도 참 돈이 많이 들어갔을 텐데. 이 늘품체조가 갑자기 국민체조가 되고 말았는데. 일단 담당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 SBS 권종오 선임기자:

대한민국에서 이 사건의 진상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당시 문체부 체육국장인 우상일 씨인데요. 그가 코리아체조 개발은 물론이고 늘품체조 시연의 핵심 책임자입니다. 우상일 국장은 2015년 1월 SBS와의 전화 통화에서 분명히 이렇게 말했습니다. 권력 실세가 개입됐다는 것은 소설이고. 코리아체조가 어느 정도 완성됐을 때 중간 점검을 해보니까 FUN, 즉 재미가 없었다는 겁니다. 스트레칭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국군도수체조처럼 너무 딱딱하다. 그래서 재미가 있는, 모든 사람이 따라할 수 있는 에어로빅 요소가 가미된 늘품체조를 선택했다. 박 대통령 앞에서 둘 중 하나를 시연해야 되는데. 텔레비전 뉴스를 생각할 때 아무래도 흥겨운 늘품체조를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코리아체조는 학교를 통해, 늘품체조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보급할 것이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그런데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국회에서는 그것과 다른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 SBS 권종오 선임기자:

예. 지난 2015년 4월 10일 국회에 출석해서 김종덕 장관이 뭐라고 했냐면. 늘품체조가 만들어진 배경이 분명히 피트니스 강사 정 모 씨가 먼저 문체부에 제의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우상일 국장의 말과는 전혀 배치가 되는 건데요. 결과적으로 김종덕 장관 아니면 우상일 체육국장. 서로 직속상관과 부하 사이인데.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제가 최근에 우상일 체육국장에게 어떤 것이 진실이냐고 물었는데 아직 어떤 답변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피트니스 강사 정 모 씨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문체부가 먼저 자기에게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이게 말씀 듣다 보니까 궁금한 게. 김 전 장관 말이 맞는다면 문체부 체육국장이 코리아체조가 재미없다.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 사실을 피트니스 강사 정 모 씨가 알았고. 이것을 알고 제의했다는 얘기인데. 이게 가능한 건가요?

▶ SBS 권종오 선임기자:

한 마디로 불가사의하죠. 타이밍이 절묘해도 사실 이렇게 절묘하기는 무척 힘들고요. 또 이상한 것은 정 모 씨 한 명이 문체부에 제의를 했는데. 이게 불과 제의한 지 열흘 만에 늘품체조가 사실상 국민체조로 확정됐습니다. 또 대통령이 직접 따라하는 체조가 됐는데. 초고속도 이런 초고속은 유례를 찾기 어렵고요. 시연 행사에만 정부 예산 2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이 때문에 결국 문체부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 씨의 힘이 두려워서 코리아 체조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늘품체조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늘품체조 영상을 만든 차은택 씨가 사제지간이라는데 맞습니까?

▶ SBS 권종오 선임기자:

맞습니다. 홍익대 대학원 시절 교수였던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제자가 바로 차은택 씨고요. 공교롭게도 차은택 씨의 외삼촌이 문화와 체육을 담당하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입니다. 늘품체조를 만든 유명 피트니스 강사 정 모 씨와는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야당에서는 지금 그런 이유 때문에 차 감독이 김종 문체부 제 2차관을 통해서 늘품체조를 제안했다. 이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 SBS 권종오 선임기자:

이것이 지금 야권에서는 거의 정설로 돼있죠. 차은택 감독이 김종 문체부 제 2차관을 통해서 늘품체조를 제안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데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말하니까,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에 대해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틀린 얘기는 아니라며 사실상 시인을 했습니다. 그랬다가 몇 시간 뒤에 번복을 하기도 했는데요. 공교로운 것은 조영호 사무총장과 김종 제 2차관은 한양대 선후배 사이고, 또 한양대 체육학과에서 나란히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좀 들을수록 복잡한데. 차은택 감독은 요즘 볼 수가 없는데. 늘품체조 개입 논란에 대해서 좀 입을 닫고 있고. 문체부도 지금 어떤 해명도 사실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 SBS 권종오 선임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기록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스포츠 대통령으로 평가되는 김종 문체부 제 2차관이 12일 동안 무려 시연행사에 4번이나 참석하는 열성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거의 2년 동안 늘품체조 의혹과 관련해서 현재까지 아무런 납득할 만 한 해명은 내놓지 않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5천만 명의 국민보다는 1명의 CF 감독을 아직도 더 무서워하는 것 아니냐. 하는 의문의 제기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사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코리아체조도 그렇지만 이어서 늘품체조까지 개발하는데 역시 돈이 많이 들어갔을 텐데. 이 두 체조가 지금 하고 있습니까? 안 보이는 것 같은데요.

▶ SBS 권종오 선임기자: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죠. 우상일 체육국장은 당시 분명히 코리아체조는 학교를 통해서, 늘품체조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각각 보급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본인이 직접 말하지 않았습니까, 코리아체조는 재미가 없다고. 재미가 없는 체조를 따라할 학교가 아무도 없죠. 지금 우리 국민 중에 일상생활에서 코리아체조와 늘품체조를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결국 박 대통령에게 한 번 보여주기 위해 그 많은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을 면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권종오 기자가 취재한 것을 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급하게 만든 늘품체조를 수정과 보완을 하는데 코리아체조를 만들었던 한국스포츠개발원 담당자에게 지시하는 모습이 있었다는데. 이게 말이 되는 겁니까?

▶ SBS 권종오 선임기자:

정말 몰상식한 일이죠. 한국스포츠개발원 담당자는 사실상 코리아체조를 뺏긴 것도 억울한데 늘품체조가 잘못됐으니 수정하라. 이런 지시까지 받았습니다. 이 늘품체조가 민간인 몇 명이 급하게 만들다 보니 운동 효과가 검증이 되지 않은데다가 부상 위험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위험한 체조를 따라하게 된 셈이 된 건데요. 더 황당한 것은 문체부가 늘품체조의 보완을 늘품체조를 만든 피트니스 강사 정 모 씨에게 지시하지 않고, 한국스포츠개발원, 코리아체조를 만든 사람에게 지시해서 한 마디로 병 주고 약 주고를 넘어서 이 사람들 마음에 대못을 박았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문화체육부 장관은 지난 8월에 조윤선 장관으로 교체가 됐고. 늘품체조 의혹과 관련된 공직자 2명은 아직 재직하고 있다면서요.

▶ SBS 권종오 선임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내에서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리는 김종 제 2차관. 지금 4년째 장수하고 있고요. 우상일 당시 체육국장은 지금 현재 문체부 예술정책관으로 대한민국의 예술 정책을 총지휘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예. 궁금증이 많은 사안이니까 권종오 기자 앞으로도 후속 지적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 SBS 권종오 선임기자:

예.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SBS 스포츠 권종오 선임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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