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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NC, 테임즈 음주운전 끝까지 숨기려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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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 쉬쉬하다 공개… 야구계 "일부 언론 눈치채자 움직여"]

- '클린 베이스볼' 외칠땐 언제고…

이태양 승부조작 사건 때도 한달간 숨기다가 뒤늦게 알려

- KBO, 테임즈 솜방망이 처벌 논란

잔여경기·PO 1차전 출장 정지

팬들 "더 엄격한 징계 내려야"

KBO(한국야구위원회)는 30일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에릭 테임즈(NC ·사진)에 대해 벌금 500만원과 2016 정규 시즌 잔여 경기 및 포스트 시즌 1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또 NC에 대해서는 사건 내용을 즉시 KBO에 통보하지 않는 등 사후 조치가 미흡했다는 이유로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테임즈는 지난 24일 밤 방한 중인 어머니와 멕시칸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칵테일 두 잔을 마셨고, 차를 몰고 귀가하다 경찰 음주 측정을 당해 혈중알코올농도 0.056%가 나왔다. 면허 정지 수치였다.

끝까지 은폐 시도했나

조선일보

테임즈는 24일 음주 운전 적발 사실을 곧바로 구단에 알렸지만 구단은 5일 동안 묵혀두다 29일 밤에야 뒤늦게 공개했다. 29일 삼성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 출전했던 테임즈는 2차전 1회 수비를 마치고 교체됐다.

NC 구단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신분인 데다 음주 사실이 경미해 경찰 처리 과정이 늦어졌다"며 "경찰 조사가 끝난 다음 징계를 고민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약하다. KBO는 올해부터 규약을 바꿔 음주 등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로 징계를 받으면 그 효력 범위를 포스트 시즌까지 적용하도록 바꿨다. NC가 이를 알고 있었다면 신속하게 KBO 통보 후 징계를 받아야 포스트 시즌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야구계 일각에선 "NC가 음주 사실을 끝까지 은폐하려다 일부 언론에서 이 사실을 인지하자 뒤늦게 공개한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구단이 테임즈의 음주 운전 사실을 김경문 감독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도 이런 가능성을 높여준다. NC 고위 관계자는 "최근 구단에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 감독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감독의 선수 지휘권 자체를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NC는 지난 7월에도 투수 이태양(23)의 승부 조작 사실을 인지하고도 한 달 가까이 보안을 유지하다 검찰 브리핑을 하루 앞둔 밤늦게 이를 알려 "최대한 매스컴에 보도되는 파장을 줄이려 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이태양 사건 이후 "클린 베이스볼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NC이기에 더욱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한 야구인은 "선수들의 사건·사고를 모두 막을 수는 없겠지만, 구단이 이를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NC의 위기관리 능력은 아마추어, 초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솜방망이 처벌?

NC는 이날 KBO 상벌위원회 결과가 나온 다음 테임즈에 대해 50시간 사회봉사 및 5000달러 벌금이란 자체 징계를 내렸다. 또 사후 조치 및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배석현 단장에게 1개월 감봉 처분을 내렸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포스트 시즌 1경기는 정규 시즌 10경기와 같다"며 징계 수위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네티즌은 "음주 운전은 사람 목숨이 달려 있다는 점에서 승부 조작보다 더 엄격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 네티즌은 "팀 창단 이후 IT 기업으로서의 도전 정신과 야구단 운영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는데 답답하다"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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