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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임대 마케팅’으로 꿩 먹고 알 먹는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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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A구단이 공들여 키운 B선수를 C구단으로 임대 보냈다. C구단은 B선수의 활약에 홀딱 반했다. 2년 임대 계약 중 1년을 마치고 C구단은 A구단에 돈뭉치를 건넸다. 액수는 250억 원이다.

A는 첼시, B는 안드레아스 크리스틴센, C는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다. 독일 언론 ‘빌트’에 따르면 묀헨글라드바흐는 지난시즌 핵심 수비수로 자리 잡은 크리스틴센을 완전 영입하고자 첼시에 1800만 유로를 제의했다. 첼시가 2200만 유로를 원해 양측은 2000만 유로선에서 합의점을 찾으리라 이 언론은 예상했다.

덴마크 국가대표이기도 한 센터백 크리스틴센의 나이는 고작 20세(1996년생). 이 때문에 첼시는 이적료에 조건 하나를 더 걸었다. 일정 비용만 지불하면 다시 데려오는 바이백(Buy-back) 조항이다. 이 계약이 성사한다면 승자는? 당연히 A, 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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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첼시에 입단한 빅토 모지스는 지난 4년간 첼시에서 23경기 출전에 그쳤다. 사진(영국 런던)=AFPBBNews=News1


첼시는 최근 수년간 이 같은 임대 조항을 이용해 쏠쏠한 재미를 맛보고 있다.

티보 쿠르투아(24)는 3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임대를 떠났다가 돌아와 첼시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1000만 파운드에 영입한 로멜루 루카쿠(23)는 3년 뒤 에버턴으로 이적하며 2800만 파운드를 구단에 안겼다.

빅터 모지스(25)도 세 시즌간 임대를 마치고 마침내 1군 스쿼드에 포함했다. 2012년 영입 당시 첼시의 측면을 맡기엔 부족해 보였던 모지스는 리버풀~스토크시티 등을 거치며 더 단단해졌고, 안토니오 콩테 신임 감독이 그를 활용하겠노라 이야기했다.

2015년 2월 입단해 녹아들지 못한 후안 콰르다도(28)는 유벤투스 임대를 통해 우승권에 있는 팀,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는 팀에 어울릴 만한 선수란 사실을 증명했다. 당연하게도 콩테의 플랜 안에 포함했다.

당장 돌아오진 않지만, 나단 아케(21)는 지난시즌 임대로 떠난 왓포드의 신인상을 거머쥘 정도로 급성장했다. 올 시즌에는 지난시즌 돌풍팀 본머스에서 경험을 쌓는다. 첼시는 아케와 더불어 커트 조우마(21) 바바 라흐만(22) 크리스틴센, 아케, 케네스 아메루오(22) 등을 중심으로 수비진의 리빌딩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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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단 아케(맨 오른쪽)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분류된다. 사진(영국 런던)=AFPBBNews=News1


비난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해 8월 기준 첼시는 10개국에 26명의 임대 선수를 보냈다. 웬만한 중소 구단 1군 스쿼드와 맞먹는 인원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을 피하고자 임대를 악용하고, 유망주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첼시 측은 크리스틴센의 경우처럼 임대 마케팅으로 돈도 벌고, 불확실하긴 하지만 유망주의 경험도 쌓게 할 임대 전략을 당장 포기할 생각이 없다. 지금도 자매구단인 네덜란드 비테세를 비롯 세계 어느 리그를 가나 원소속팀인 첼시 선수를 쉽게 만날 수 있다.

○ 임대 후 복귀한 주요 선수들 (괄호 안은 지난시즌 소속 구단)
후안 콰르다도(유벤투스) 빅토 모제스(웨스트햄) 이사야 브라운(비테세) 크리스티안 아츠(본머스/말라가) 토드 케인(NEC 네이메헌) 마르코 마린(트라브존스포르) 다닐로 판티치(비테세) 마리오 파살리치(AS모나코) 루카스 피아존(레딩) 마르코 반 힌켈(스토크시티/PSV에인트호번) 패트릭 뱀포드(크리스털팰리스/노리치시티) 도미닉 솔란케(비테세) 나다니엘 찰로바(나폴리)

○ 이들은 아직 임대 중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 토마스 칼라스(풀럼) 나단 아케(본머스) 왈라스(그레미우) 찰리 무손다(레알베티스) 빅토리앙 앙반, 제레미 보가(이상 그라나다) 나단(비테세)

[yoonjinma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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