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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감독-코치도 전부 여성…여왕기가 만드는 '진짜 여자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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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양여대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이 3일 합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24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1차전에서 제주국제대를 이긴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아랫줄 왼쪽 흰 모자를 쓴 이가 기은경 감독, 윗줄 오른쪽에서 첫번째가 정설원 골키퍼 코치다. 합천 | 김현기기자




[합천=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여자축구니까 여성들끼리 뭉치기로 했어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종별여자축구대회인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제24회 대회가 천년문화의 도시 합천에서 3일 개막했다. 지난 해 여자월드컵 16강 진출 위업을 물려받기 위한 여자축구 선수들의 땀방울이 그라운드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대학부 두 경기가 첫날 열린 가운데 올해는 여성의 힘을 보여주는 모습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 대학부 두 번째 경기로 열린 한양여대와 제주국제대간 맞대결이 그랬다.

여자축구부라고 해도 감독이나 코치들은 대개 남성들로 짜여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성인 수준으로 볼 수 있는 대학부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제주국제대와 1차전을 치른 한양여대는 그렇지 않았다. 23명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 중에서도 목소리 굵은 남성은 없었기 때문이다. “감독님이 누구세요?”라고 취재진이 묻자 트레이닝복을 입은 아담한 몸매의 한 여성이 다가온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한양여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기은경(37) 감독이다. 한양여대 출신으로 숭민 원더스와 대교를 거친 그는 전남 광영중 감독으로 8년간 일한 뒤 모교 코치를 3년간 했다. 지난해 12월 이상엽 전 감독이 정년퇴임하면서 기 감독이 물려받게 됐다. “처음엔 감독대행이었는데 동계훈련을 하고난 뒤 감독으로 승격했다”는 그는 “유영실 현 대덕대 감독 등 여자 감독님이 몇 분 계셨지만 나처럼 30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 최연소 여자 감독이라 좋기도 하고 책임감도 느껴진다”고 했다.

인터뷰하던 기 감독은 그라운드를 바라보더니 “우린 코치까지 전부 여성이다”며 웃었다. 올해 25살 정설원 골키퍼 코치도 여성이기 때문이다. 기 감독은 각급 대표를 지내던 정 코치를 다른 팀에서 지켜본 뒤 인연이 없음에도 영입, 골키퍼 조련을 맡기고 있다. 정 코치는 “골키퍼 못지 않게 롱킥을 차야하는 자리가 골키퍼 코치다. 그래서 근력 운동도 선수 때처럼 하고 있다”며 “전부 다 여자니까 터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자들이 가르치고 배워 더 세밀한 축구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했다.

상대팀 제주국제대 선수들도 인상 깊다. 한국여자축구연맹 관계자는 “제주국제대는 4년제라서 그런지 다른 대학에서 편입, 축구 인생 2막을 여는 선수들이 곧잘 있다. WK리그에서 뛰다 온 선수도 있을 정도”라며 “구력이 되다보니 볼을 잘 찬다”고 칭찬했다. 실제로 제주국제대엔 상대팀 한양여대 등 다른 대학을 다닌 선수들도 12명이나 된다.

갖은 사연을 들고 남도 제주에 모이다보니 어지간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다. 제주국제대는 이번 대회에 감독 없이 참가하게 됐다. 그러나 선수들이 똘똘 뭉쳐 그동안 다져온 조직력을 발휘하겠다는 다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해까지 한양여대에서 뛰었던 미드필더 전원선은 “이렇게 전 학교 후배들을 상대팀으로 만나 싸우니 기분이 묘하다”며 “하지만 축구를 더 하고 싶었고 WK리그에 노크하고 싶은 꿈이 있어 제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한양여대는 제주국제대를 3-1로 꺾고 첫승을 거뒀다. 위덕대도 울산과학대를 3-1로 물리쳤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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