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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TV살롱] '복면가왕' 중년의 도전, 설렘과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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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살아온 세월이 그대로 녹아있는 원숙한 매력은 복면으로 가려도 감출 수 없었다.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은 직업과 나이를 숨긴 스타들이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뽐내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가면 아래, 삶의 무게만큼 깊이감이 다른 목소리는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고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중견 배우, 혹은 오랜 시간 방송계에 머물러온 베테랑에게는 익숙함이 주는 이점을 버리고 오직 목소리로만 승부하는 '복면가왕'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복면가왕'에 도전장을 내민 중견 방송인들은 후배들과 당당히 겨루며 청춘 못지않은 열정과 성숙함으로 모두에게 설렘과 울림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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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원, 도전이 두렵지 않은 원로 코미디언의 열정



지난 7일 방송된 설 특집 '복면 가왕 1라운드는 트로트로 진행됐다. 이날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건 역시 '이상한 나라의 에이스', 연예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흥국과 내일이 없는 것처럼 티격태격하는 에이스의 모습에 모두 안절부절못했다. 급기야 "저 사람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고 선언한 김흥국에 에이스는 역시 지지 않고 "나도 얼굴을 보기 싫다"며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복면을 벗은 에이스의 정체는 개그맨 이봉원이었다. 프로 가수 뺨치는 실력이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짐작하지 못 했던 대반전이었다. 구성진 가락에 여유 넘치는 어깨 바이브레이션까지 완벽한 무대매너를 선보인 이봉원은 "이 무대를 위해 석 달간 두 곡만 연습했다. 실패가 두려워 도전 안 하는 건 싫다"며 "난 잠자는 시간도 아깝다. 올해도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예정이다"는 소감을 전했다. 수많은 사업 실패로 예능에서 농담 삼아 '실패의 아이콘'이라 불리던 이봉원이었지만 가슴속에 청춘 못지않은 불씨가 타오르고 있는 그의 열정적인 모습은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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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금석, 까칠한 재벌집 사모님의 특급 반전



지난주 첫 소절부터 원숙미 넘치는 음색으로 모두의 귀를 사로잡은 '지켜보고 있다'의 정체는 배우 양금석이었다. 구수한 듯하면서도 어딘지 고급스러운 창법은 판정단과 관객 모두를 매료시켰다. 특히 1라운드 듀엣곡 '몰래 한 사랑'과 달리 솔로곡 '장난감 병정'에서 트로트 무대와 다른 중후한 매력을 뿜어낸 양금석은 가면을 벗고 아름다운 미모를 드러냈다. 양금석은 "드라마에서 주로 강하고 도도한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실제로도 접근하기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 사실은 그렇지 않다. 노는 것도 좋아하고 소박한 사람이다"라며 기존 이미지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양금석은 노래할 때 국악 창법을 낸다는 판정단의 예리한 지적에 중요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수자라는 이력을 깜짝 공개했다. 그는 "지난 96년도부터 공부하다 5년 전에 전공을 따로 해 수료했다"라며 즉석에서 민요 한 자락을 선보였다. 귀가 호강하는 듯한 구성진 노래 자락은 연휴 시청자들의 흥겨움을 한층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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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백천, 환호 받아 마땅한 38년 차 베테랑의 용기



지난해 12월 27일 '복면가왕'에 출연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임백천으로 밝혀졌다.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신선한 발성과 목소리로 주목을 받은 임백천은 개그맨 심형섭 등 많은 추측이 오갔으나 가면을 벗은 임백천의 모습에 모두 입을 다물지 못 했다.



데뷔 38년 차, 대학가요제 장려상 출신인 임백천은 "경연을 해본 건 37, 38년 만이다. 오랜만에 노래해서 엉망이 됐다"는 재치 있는 소감과 함께 "환호가 전혀 안 나올 줄 알았는데 젊은 친구들이 많이 알아봐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임백천은 "가족들에게도 말 안 하느라 힘들었다. 가족들이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라 내가 가면을 벗으면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을까 했다"라며 아내 김연주에 "우리가 결혼한 지 22년이 됐는데 사랑한단 말 잘 못하는데 아직도 김연주 씨 사랑한다"는 애틋한 사랑 고백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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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경, 언제나 꿈꾸고 도전하는 소녀 감성



"꿈꾸고 도전하는 건 늘 아름답다"는 소감을 전한 문희경. 지난해 6월 28일 '사모님은 쇼핑 중' 문희경은 "뭉클하다. 내가 다시 노래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 못했는데 가슴이 벅차고 뜨겁다"며 "노래를 너무 오랫동안 안 했지만 '복면 가왕'을 준비하면서 발성과 호흡을 체크하고 연습하다 보니 또 다른 열정이 생기더라"고 털어놨다.



드라마 '아이리스', '자이언트', '너희들은 포위됐다' 등 수많은 작품에서 맡은 강렬한 캐릭터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문희경은 1987년 제8회 강변가요제에서 '그리움은 빗물처럼'으로 가창력을 인정받은 대상 수상자다. 무대에 대한 열정을 그대로 가지고 있던 문희경은 뮤지컬 '맘마미아', '미녀와 야수' 등 21년 차 뮤지컬 배우로서 활약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복면가왕'은 아이돌에서 중년배우까지 도전의 연속이라 볼 때마다 감동을 준다. 특히 복면을 쓴채, 가슴속 묻어둔 꿈을 과감하게 펼치는 중년의 도전은 가슴 뭉클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도전은 아름답다. 특히, 도전히 머뭇거려지는 나이의 도전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복면가왕'에 도전하는 중견 연예인들에게 오늘도 박수를 보낸다.



뉴미디어팀 김수현기자

jacqueline@sportsseoul.com



사진=MBK 싸이더스 엔터테인먼트, JTBC 제공,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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