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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관중 수입으로 본 프로야구 연봉 ‘인플레’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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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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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후 5년 연속 프로야구 최고 연봉자인 한화 김태균. 올해 그의 연봉은 16억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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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현대 유니콘스의 연간 총 관중수입은 5억3527만원(홈+원정 관중수입)이었다. 서울을 연고지로 하면서 수원에서 임시로 더부살이를 했던 터라 수원 홈팬들의 반응이 아주 싸늘했다.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일일이 관중 수를 헤아릴 정도였다. 그러나 현대는 한국시리즈 우승 영향 때문에 선수 연봉은 꽤 높았다. 2004시즌 프로야구 최고 연봉 1위 정민태(7억4000만원), 2위 심정수(6억원)가 모두 현대 소속이었다. 에프에이(FA)제도 시행 이후 선수단 연봉이 폭등하면서 연 관중 수입만으로는 선수 한 명 연봉을 보전해 주기도 어려웠던 셈이다. 일례로 1993년의 경우, 선동열(해태)이 프로야구 선수들 중 유일하게 1억원 연봉을 받았는데 당시 해태의 연간 관중수입은 15억6729만원(홈+원정)이었다.

지난 11일 발표된 프로야구 선수 연봉 총액과 구단의 연간 관중수입을 비교하면 연봉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연봉 총액 1위 한화는 올해 선수단 몸값(신인·외국인선수 제외)으로만 102억1000만원을 지급한다. 같은 기준으로 지난해 한화 선수 총연봉은 79억6000만원이었다. 1년 사이 20억 이상 늘어난 셈이다. 모그룹 지원금 외에 구단 자체 수입 중 최다 비중을 차지하는 관중 수입을 보면 한화는 지난해 76억1398만원(객단가 1만1582원)을 홈 관중수입으로 벌었다. 2014시즌(52억6491만원)과 비교해 24억원 정도 늘어났는데 증가한 관중수입이 대부분 올해 선수단 연봉으로 지급된다고 하겠다. 물론 홈 관중수입에서 원정팀에 떼어줘야 하는 돈(입장수입의 28%)과 원정 관중수입으로 받는 돈이 비슷하다고 추정했을 때의 계산법이다.

총연봉과 관중수입을 비교했을 때 삼성, 롯데, 엔씨(NC) 등은 한화처럼 전년도 관중수입이 올해 선수단 총연봉보다 적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관중수입은 48억6079만원이었으나 올해 총연봉은 81억9600만원에 이른다. 외국인선수와 신인선수 연봉까지 합하면 1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야구장에서 얼마만큼 더 수입을 창출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반면 서울 연고지 팀인 두산, 엘지는 시장 상황이 좋아서인지 관중수입이 총연봉을 훨씬 상회한다. 14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두산의 올해 선수단 총연봉은 67억6400만원. 작년 두산의 관중수입은 126억3748만원(객단가 1만1279원)이었다. 원정팀 몫을 빼더라도 괄목할 만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엘지 또한 관중수입이 120억9697만원(객단가 1만1483원)에 이른다. 이에 반해 올해 엘지 선수단 총연봉은 71억9700만원이다. 모그룹 없이 네이밍 마케팅으로만 운영되는 넥센 히어로즈의 경우 지난해 총 관중수입은 54억7014만원(객단가 1만708원)이었으며, 올해 선수단 총연봉은 40억5800만원이다. 지난해 넥센의 연봉총액은 54억5000만원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현대 시절 관중수입이 5억원 안팎이던 케이티가 작년 홈관중 수입으로 64억원을 벌었다는 점이다. 올 시즌 케이티의 연봉총액은 43억5200만원이다.

2015프로야구 정규리그에는 736만529명이 입장해 총 관중수입 730억8603만원(평균 객단가 9929원)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프로야구 선수단 총연봉은 665억6800만원이다. 연봉 압박은 프로야구 침체기였던 2000년대 초중반보다 덜하기는 하지만 나날이 더해가는 연봉 인플레이션은 구단들에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일교포 출신이 아닌 순수 국내파 선수로 1억원 연봉자가 탄생했던 1993년(선수단 총연봉 75억1382만원·8개 구단 총 입장 수입 133억6632만원)과 비교하면 다분히 고민되는 수치라고 하겠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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