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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제주Utd의 '용병 농사', 소문난 대박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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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 박동우 제주코치/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의 제주 유나이티드는 매년 용병을 잘 뽑기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SK에너지가 모기업인 제주는 지난 시즌 리그 6위(38경기 승점 50 14승8무16패)에 올랐다. 새 시즌 그 이상의 성적을 얻기 위해 용병 농사가 중요하다.

용병을 수입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제주 구단의 원칙 중 하나는 저비용고효율이다. K리그 환경은 점점 열악해져 간다. 시·도민구단은 더 말이 필요 없고 대다수 기업구단들도 투자를 줄이는 추세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제주 역시 싼값에 용병을 데려와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이 일을 그동안 묵묵해 수행해온 숨은 공로자가 팀 내에서 '최코(최고의 코치)'라고 불리는 박동우 수석코치(46)다.

골키퍼 출신인 그는 불과 지난 연말까지 스카우트와 골키퍼 코치를 겸했다. 제주에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오는 스카우트 자리를 무려 7년간 맡아 상당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 받는다. 국내 프로축구 무대를 주름잡던 자일(은퇴), 산토스(수원 삼성), 페드로(빗셀 고베), 로페스(전북 현대) 등이 제주를 거쳐 간 작품들이다.

중국 광저우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전지훈련중인 제주가 올해 기대를 거는 외국인선수는 브라질 출신의 모이세스와 마르셀로다. 이 둘도 과거처럼 브라질 3부리그 출신들로 무명이다. 제주는 몸값을 감당하기 힘든 1,2부리그 대신 3,4부리그에서 선수를 영입한다는 전략을 취한지 오래다. 이를 위해 박 코치가 감내해야 할 노력과 고생은 상당하다.

박 코치는 하부리그에서 좋은 선수 한 명을 발굴하기 위해 매년 한두 차례씩 3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브라질로 떠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브라질 현지에서도 보통 20일 이상 촌구석을 누벼야 그나마 제대로 된 옥석을 발견할 수 있다.

박 코치는 용병 농사의 성공을 위해선 실력 못지않게 인성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한다. 그는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올 때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국내 선수들과 융화를 위해 그 사람의 됨됨이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인성은 눈에 보이질 않아 판단하기 무척 어렵다"고 했다.

인성을 테스트하기 위한 박 코치만의 비법 중 하나는 사전에 반드시 선수 가족과 함께 식사하며 대화하는 것이다. 박 코치는 "몇 시간 동안 대화했다고 그 선수의 인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지만 도움이 된다"면서 "우리 구단은 외국인 선수들이 가족과 함께 한데 어울릴 수 있는 사택을 한 울타리 안에다 제공하며 가족처럼 대우해준다. 과거 팀 동료였던 사령탑 조성환(46) 감독의 배려가 있기에 융화가 잘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스카우트 일을 계속 맡아야 해 장외에서 뛰는 '1인3역' 멀티 플레이어 박 코치의 역할이 팀 내에서 막중하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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