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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웃으면 안되는데...” 메이저리거들이 느낀 ‘말 못할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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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운동 도중 “좋지 않은 곳”을 다쳤을 때 느껴지는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자신을 둘러싼 이들은 모두 웃음을 참지 못해 안달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이 부상을 스포츠에서 가장 고통스러우면서도 가장 반응하기 어려운 부상“이라고 표현했다. 아무도 손목이나 허리를 다쳤다고 웃는 이는 없지만, 이 경우는 다르다.

대부분의 경우 극심한 고통을 참고 넘어가면 되는 일이지만, 가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매일경제

오클랜드의 빌리 번즈는 지난 시즌 엄청난 고통을 경험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최근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샌안토니오 스퍼스 마누 지노빌리가 경기 도중 고환을 다치는 부상을 입어 화제가 됐다. 상대 선수의 무릎에 급소를 가격당한 그는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고, 최소 한 달의 회복 기간을 진단받았다. 경기 직후 그 장면에 대해 킥킥대던 동료 선수들은 이것이 장난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

ESPN은 지난 6일(한국시간) 각 종목의 “좋지 않은 곳”을 다쳐 곤욕을 치른 선수들을 소개했다. 이중 메이저리그 선수들만 추려 모아봤다. 미리 경고하건데, 듣기만 해도 아픈 얘기들이니 읽을 용기가 없는 이들은 백스페이스를 눌러도 좋다.

▲ 아드리안 벨트레는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이던 200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 도중 불규칙 바운드된 타구에 ‘중요한 곳’을 맞았다. 당시 그는 보호대를 착용하지 않던 때였고, 충격은 그대로 전해졌다. 그는 출전을 강행했고, 연장 14회에는 안타와 결승 득점까지 기록했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경기가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그곳’이 포도송이 만해졌다”고 말했다. 결국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그가 홈경기 타석에 들어섰을 때 울려퍼진 노래는 켄 그리피 주니어가 선곡한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이었다.

▲ 그리피 주니어가 이 같은 장난을 칠 수 있었던 것은 그 고통이 얼마나 굉장한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때 보호대가 미끄러지면서 ‘중요한 곳’을 찔러 한 경기를 쉬어야 했던 적이 있다. 그는 “마치 내 ‘그곳’으로 누군가가 번지점프를 한 기분이었다”며 그 고통을 표현했다.

▲ 투수 호시아스 마자닐로는 이 ‘좋지 않은 곳’을 다친 메이저리거 중 가장 끔찍한 일을 당한 선수일 것이다. 시애틀 소속이던 1997년 보호대를 착용하지 않고 마운드에 오른 그는 매니 라미레즈의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그곳’을 강타당했다. 이후 떨어진 공을 집어 1루에 송구, 아웃시키는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지만, 결국 양 쪽이 모두 파열되면서 수술을 받았고 그 중 한 쪽은 제거해야 했다.

▲ 포수 크리스 스나이더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이던 지난 2008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 도중 코리 하트의 파울 타구에 ‘그곳’을 강타당했다. 그 역시 수술을 받아야 했다. ‘중요한 곳’을 감싸고 있던 결합조직이 찢어지는 중상을 당했다.

▲ 한국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펠릭스 피에는 사고는 없었지만, 역시 이 부위에 수술을 받았다. 시카고 컵스 소속이던 2008년 고환염전 증세로 수술을 받아야 했다. 고환염전은 고환과 부고환이 꼬여 혈류가 차단되고 고환 위축이 오게 되는 질병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고환을 잃을 수도 있는 질병이다.

▲ 필라델피아 필리스 포수 카를로스 루이즈는 2011년 로이 할라데이의 공을 받지 못했다 대가를 치렀다. 투구를 사타구니에 맞으면서 교체돼야 했다. 당시 감독이었던 찰리 마뉴얼은 “가족 보석(family jewel)”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 오클랜드 어스레틱스 외야수 빌리 번즈는 지난해 7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 도중 파울 타구에 ‘그곳’을 맞았다. 통증을 견디고 타격에 나서 타점까지 올렸지만, 결국 교체돼야 했다. 그는 “외야에서 거의 토할 뻔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 고통은 타석을 벗어났다고 해서 해방되지 않는다. 외야수 칼 크로포드는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이던 2010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 도중 상대 투수의 ‘견제구’에 ‘그곳’을 정통으로 맞았다. 거의 완벽한 제구 능력(?)을 보여준 이 투수는 2015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제이크 아리에타였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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