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앞두고 해병대 훈련 "메달 색깔 정신력이 좌우"
21일 전북 무주 종합수련원 레펠훈련장. 인간이 가장 큰 공포를 느낀다는 11m 모형탑에 선 태권도 국가대표 차동민(26·한국가스공사)의 표정은 결연했다. 이날 레펠훈련은 수련원 입소 후 세 번째였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차동민은 그전까지 번번이 뛰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완벽한 폼으로 하강한 그는 훈련 말미에 대표팀 동료 안새봄이 두려움에 울음을 터뜨리자 용기를 주기 위해 자청해서 올라가 한 번 더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뛰고 나니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태권도 국가대표 황경선(왼쪽)이 21일 무주 종합수련관에서 80㎏짜리 고무보트를 머리에 이고 저녁을 먹던 도중 힘겨워하며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태권도 국가대표팀은 지난 18일부터 해병대식 극기훈련을 하고 있다. /이교덕 태권도 조선 기자 doc2kyo@chosun.com |
황경선(여자 -67㎏)과 이인종(여자 +67㎏), 이대훈(남자 -58㎏), 차동민(남자 +80㎏) 등 런던올림픽 태권도 국가대표 4명이 무주 종합수련원에서 해병대식 극기훈련을 하고 있다. 국가대표 2군 선수 16명과 함께 지난 18일 입소한 이들 4인방은 23일까지 맹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한국 태권도는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출전 선수가 모두 애국가를 울리며 금메달 4개를 수확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은 경쟁 국가의 전력이 더욱 강해지며 현실적인 금메달 목표를 두 개 이상으로 잡고 있다. 올림픽 2연패(連覇)를 각각 노리는 황경선과 차동민의 어깨가 특히 무겁다. 3회 연속 올림픽에 나서는 황경선은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상대를 물어뜯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악으로! 깡으로!"를 외치며 힘든 시간을 견뎌낸 선수들은 오후 10시 훈련이 끝나자 눈물을 글썽이며 서로를 껴안았다. 이인종은 "이번 훈련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아들을 낳으면 꼭 해병대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무주=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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