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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프리미어12] ‘괴력의 오타니’ 韓, 10년 라이벌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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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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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도쿄, 김태우 기자] 전쟁에서는 이겼지만 ‘오타니 전투’에서는 또 다시 패했다. 오타니 쇼헤이(21, 니혼햄)가 일본 최정상급 투수의 위용을 과시하며 우리 앞에 나타났다. 아직 젊은 선수인 만큼 향후 몇 년간은 지속적으로 한국의 앞길을 막아설 공산이 크다.

이제 결승전과 3·4위전만을 남겨두고 있는 ‘2015 WBSC 프리미어12’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선수는 단연 오타니다. 한국과의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이닝 동안 22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무실점으로 버텼다. 대회 전체를 통틀어서도 가장 괄목할 만한 성적이었다. 160㎞에 이르는 위력적인 빠른 공, 여기에 이와 짝을 이루는 포크볼까지 완벽하게 구사하며 괴물 투수의 국제무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인 마에다 겐타(히로시마) 이상의 주목을 받은 오타니는 한국과의 4강전에서도 7이닝 11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오타니를 너무 일찍 내렸다”가 일본의 이날 대역전패 패착으로 지목될 정도다. 반대로 우리는 승리하기는 했지만 오타니를 두 번째 경기에서도 공략하지 못한 것은 찜찜함으로 남을 법하다. 앞으로 우리가 계속 상대해야 할 젊은 투수이기에 더 그렇다.

첫 경기 때는 경기감각이 완전치 않았다는 핑계가 있었다. 첫 판부터 오타니의 빠른 공을 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에서도 완패를 넘어 KO패를 당했다. 우리 타자들이 여러 대책을 세우고 들어갔지만 ‘원초적 힘’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여기에 오타니는 5회부터 주무기인 포크볼 외에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한국 타자들을 농락했다. 오타니에게 다소 유리했던 스트라이크존도 있었지만 경기 내용을 뜯어보면 완패 외에 설명할 수 있는 게 없다.

일본의 마운드는 항상 강했다. 우리가 속 시원하게 방망이로 두들긴 경기가 별로 없다. 고비 때마다 우리를 막아선 투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오타니처럼 두 경기 모두 완패를 안긴 투수는 없었다. 이에 대해 프로구단의 한 지도자는 “오타니의 공은 빠르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도 160㎞을 처음 본 것은 아니다”라면서 “경기를 지켜보면 구속보다는 오타니의 빠른 공 회전이나 궤적이 우리 선수들에게는 대단히 생소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면서 쉽게 공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지적했다.

이번 대회로 오타니는 ‘한국 킬러’라는 명성을 얻었다. 우리가 일본에 강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김광현을 여전히 신뢰했듯이, 일본도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한국을 만났을 때는 오타니 카드를 가장 먼저 꺼내들 공산이 크다. 오타니가 언제쯤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할지는 알 수 없지만 2~3년 정도는 일본에서 더 활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그렇다면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9년 프리미어12, 그리고 야구·소프트볼의 부활 가능성이 있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대회 때마다 오타니의 이름은 떨쳐내기 힘들다.

우리로서 더욱 아쉬운 것은 이런 오타니에 대항할 만한 선발 카드가 없다는 것이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났다는 점이다. 한국은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의 트로이카 체제 이후 국제무대에서 믿고 쓸 만한 선발 투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이대은이 활약했으나 그는 KBO 리그 출신 투수가 아니다. 오타니와 청소년 레벨에서 겨뤘던 선수들은 모두 부상을 당하거나 성장세가 정체됐다. 비록 우리가 결승에 나갔지만 오타니라는 이름 석 자는 한국야구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라이벌의 존재에서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을 찾을 필요도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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