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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승부조작? 난 떳떳해" 문경은 감독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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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루 보도에 딸·모친 울어… 전창진과 통화만 했을뿐…"

7일 귀국, 추가조사 받을듯

조선일보

"이번 시즌 들어가면 가족 말고는 (전화)연락도 하면 안 될 것 같네요."

문경은(44·사진) 프로농구 SK 감독은 요즘 승부 조작·불법 스포츠 도박 얘기만 나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지난달 말엔 KBL(한국농구연맹)이 주관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려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머물다가 고교생 딸에게서 국제전화를 받았다. 서울 중부경찰서가 전창진(52) 인삼공사 감독의 비리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에 대한 수사를 발표하면서 '문 감독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흘렸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SK의 전지훈련지인 미국 어바인 시에서 만난 그는 "고1인 딸이 전화에 대고 울면서 사실인지 묻더라"면서 "바로 짐 싸서 한국에 돌아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경찰이 승부 조작이 일어났다고 의심하는 지난 2월 말 경기를 앞두고 당시 KT 사령탑이었던 전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평소처럼 단순하게 안부를 묻는 인사였다고 한다. 문 감독은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 이미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전 감독과 18분 동안 통화한 내역이 있다는 이유로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보도가 나오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문 감독은 지난 5월 말 '경찰이 현역 프로 감독의 불법도박 혐의를 수사 중'이라는 방송 보도가 처음 나갔을 때도 진땀을 뺐다. 방송 화면에 SK의 안방인 잠실학생경기장의 모습이 뿌옇게 처리된 채 나가자 여기저기서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문 감독은 "어머니가 전화로 '왜 그런 짓을 했느냐'면서 우시는 거예요. 그땐 제가 승부조작 감독으로 지목되고 있는 줄 몰라서 '왜 그러시냐'고 되물었죠. 그날 밤에 세 시간쯤 휴대전화 붙들고 있었나 봅니다." 뉴스가 나온 직후부터 연락을 끊었던 전 감독과 달리 문 감독은 모든 전화를 받으며 떳떳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감독은 선수단과 7일 새벽 귀국한다. 검찰은 전 감독에 대해 경찰이 지난달 말 신청했던 구속영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소 여부는 문 감독을 조사하고 나서 결정할 전망이다.

[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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