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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승우·메시의 '월반' 행보, 얼마나 닮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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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이승우(17)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 후베닐A(유소년팀)에서 성인 팀인 바르셀로나B팀으로 승격했다. 국내 매니지먼트사 팀트웰브는 지난 6일 "이승우가 13일부터 바르셀로나B팀에 합류해 본격적인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출국에 앞서 이승우는 7일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17세 유망주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세계 최고의 유망주들이 모여 있는 바르셀로나B팀에서 경쟁하다 보면 기량이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3년 내에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당찬 각오도 드러냈다.

이승우의 바르셀로나B팀 승격은 그의 우상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 때문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승우는 메시가 걸어온 길을 차례로 밟고 있다. 메시는 2000년 9월 17일 만 13세의 나이로 인판틸(13~14세팀)B팀에 합류해 바르셀로나 유스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카데테(15~16세팀)B, A, 후베닐(17~19세팀)B, A, 바르셀로나C, B를 거쳐 2003년11월 16세 145일의 나이로 1군(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메시가 유스팀에서 성인 1군팀으로 승격되기까지는 3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특히 2003년에는 유스팀만 5개를 거쳤다. 메시의 천재성을 일찍이 알아본 구단은 초고속 승격을 단행했다. 그의 1군 공식 데뷔전은 2004년 10월16일 RCD에스파뇰과 경기였다. 메시는 당시 프리메라리가 역대 최연소(만 17세 114일) 데뷔 기록을 세웠다.

한국일보

이승우는 만 13세의 나이로 2011년 인판틸A에 입단해 1년 만에 카데테B로 승격됐다. 이어 2013년 만 15세의 나이로 후베닐B에 합류했고, 후베닐A를 거쳐 이번에 만 17세에 성인 2군팀인 바르셀로나B 소속 선수가 됐다.

물론 전무후무한 '월반' 기록을 세운 메시에 비해서는 다소 처지는 속도다. 그러나 아시아 선수 가운데서는 월등한 승격 속도를 보이고 있다.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승격 행보다.

이승우의 성인 무대 공식 데뷔전은 이르면 내년 초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승우는 2016년 1월 6일까지 바르셀로나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구단은 2011년 이승우 등 일부 유망주들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의 미성년 선수 영입 규정을 위반했다. 이 때문에 이승우를 비롯해 당시 영입 대상 선수들은 만 18세가 될 때까지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이승우는 프로페셔널한 선수들이 득실대는 바르셀로나B팀에서 실력을 증명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메시와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바르셀로나 출신의 세계적인 선수들도 혹독한 이 과정을 거쳤다. 이승우가 험난한 여정을 뚫고 '코리안 메시', '리틀 메시'가 아닌 '캄프 누(바르셀로나 홈구장)의 이승우'로 새롭게 태어날지 주목된다.

사진=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구단 트위터)와 이승우(KFA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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