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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홈런왕 ‘4연패’ 시동…박병호가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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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내야수 박병호(29)가 한층 더 발전한 모습으로 프로야구 사상 첫 홈런왕 4연패를 향해 시동을 걸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시즌 25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홈런 단독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잠실구장 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5m의 무시무시한 홈런. 특유의 몰아치기가 시작되면서 마침내 홈런 타이틀을 향한 고지 선점에 들어간 것이다. 지난 3년간 꾸준히 홈런왕에 올랐던 박병호가 올 시즌까지 홈런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면, 프로야구 최초로 홈런왕 4연패에 성공하는 타자가 된다.

매일경제

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7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넥센 박병호가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52개를 친 지난해에 비해 홈런 가동 페이스는 느린 편이지만, 올 시즌 박병호는 더욱 무섭게 진화하고 있다. 홈런뿐만 아니라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안타(104개), 득점(73개) 부문에서도 선두에 올라있고, 타율은 3할5푼6리인 팀 동료 유한준(34)에 이어 3할4푼6리로 2위에 올라 있다. 장타율(0.658)은 3위, 출루율(0.436)은 4위다. 만약 올해 홈런과 최다안타를 모두 차지한다면 박병호는 김성한과 장종훈, 이승엽, 이대호 이후 홈런·안타 부문에서 동시에 1위에 오른 타자가 된다. 매 시즌 의미 있는 기록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 시즌 홈런은 ‘목동 홈런왕’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를 함께 날려버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박병호는 52개 홈런 중 35개를 목동에서 쏘아 올렸다. 홈런왕을 차지했던 지난 3년으로 범위를 넓혀 그가 작성한 120홈런 가운데 홈(195경기 69개) 기록이 원정(194경기 51개)보다 월등히 좋았다. 물론 홈런왕에 처음 등극했던 2012년에는 31개의 홈런 중 19개를 원정에서 만들었고, 평균비거리가 120.7m로 구장이 큰 의미가 없었지만, 분명 작은 홈구장의 이점이 따른다는 시선은 유쾌할 리 만무했다.

하지만 올 시즌 원정 홈런이 더 많고, 안타 부문에서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 박병호는 완전무결한 타자로 자리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박병호가 홈런을 단순히 힘으로 만들어낸다고 보지 않았다. 염 감독은 “힘으로 만드는 홈런은 분명 한계가 있다”며 “(박)병호의 경우에는 잘 치면서 담장 밖으로 넘기는 것이다. 힘으로 넘기는 것보다 정확히 맞히기 때문에 나오는 홈런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시즌 초부터 적극적인 스윙을 하려고 했는데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하다 보니 안타가 늘어난 것 같다”며 “4번타자로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진화의 비결은 자기 할 일을 충실히 하는데서 시작되고 있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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