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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해외축구] 다 가진 메시, 조연으로 10년 숙원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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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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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리오넬 메시는, 축구 선수에게 가능한 모든 영예를 거의 다 누린 선수다. 하지만 이는 ‘바르셀로나의 메시’일 때 이야기다. ‘아르헨티나의 메시’는 무관의 제왕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메시가 10년 숙원을 풀어낼 기회를 잡았다.

아르헨티나가 1일 오전(한국시간) 칠레 콘셉시옹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2015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 준결승에서 6-1로 승리했다. 2007년 준우승 이후 8년 만에 결승에 올라 1993년 우승 이후 22년 만에 정상에 다시 도전한다.

끝까지 자비가 없던 아르헨티나는 화려한 공격력으로 파라과이를 이번 대회 한 경기 최다 실점 팀으로 만들었다. 2골을 넣은 디 마리아를 비롯해 로호, 파스토레, 아구에로, 이과인이 골맛을 봤다. 6골이나 터졌는데 득점자 명단에 메시의 이름이 없다는 것은 다소 의외다. 하지만 메시의 경기였다. 도움 해트트릭을 비롯해 거의 모든 골에 관여하면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누가 봐도 아르헨티나의 에이스는 메시였으나 무리하게 자신이 해결하려 들지 않고 팀플레이에 집중했다. 물 흐르듯 녹아들었는데, 그래도 빛났다. 조연이었으나 결국은 주인공이었다. 후반 7분 팀의 4번째 골을 만들어내던 장면이 이날 메시 활약의 백미였다. 득점자는 디 마리아였고 메시는 도움도 기록하지 못했으나 결국 메시가 만들어낸 골과 다름없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비호처럼 날아들어 공을 끊어낸 메시는 수비수 2명과의 경합을 이겨내면서 박스까지 이동했다. 그리고 패스로 또 다른 수비수를 무기력하게 만든 뒤 파스토레에게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줬다. 파스토레의 1차 슈팅은 골키퍼를 맞고 나왔으나 디 마리아가 재차 가볍게 밀어 넣으면서 팀의 4번째 골이 터졌다. 파라과이의 전의를 상실케 하던 장면이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던 한을 풀 기회를 잡았다. 만약 성공하면, 메시가 아르헨티나 소속으로 들어 올리는 첫 번째 메이저대회 트로피다.

메시의 수상 경력은 눈부실 정도다. 최고 권위인 FIFA 발롱도르 4회(2009, 2010, 2011, 2012) 수상자다. 축구 역사상 메시보다 많이 받은 선수는 없다. 요한 크루이프도 미셸 플라티니도 마르코 반 바스텐도 3회에 그쳤다. 라이벌 호날두도 아직까지는 3회다.

유럽리그를 통틀어 시즌 최다득점자에게 주어지는 골든부트를 3회 수상했고 별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5번이나 득점왕에 올랐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7회, 코파 델 레이(스페인 컵대회) 3회, 스페인 슈퍼컵 6회, UEFA 챔피언스리그 4회, FIFA 클럽월드컵 2회 등 우승도 넘친다. 정리하지 못한 발자취가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유니폼을 입으면 작아졌다. 2005년 U-20 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랐고 2008년 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목에 걸었으나 국가대표로서는 아직 무관이다.

메시는 지난 2005년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지난 21일 자메이카와의 조별예선 3차전에 출전하면서 센추리 클럽(A매치 100회)에 가입했다. 10년 동안 100회가 넘도록 아르헨티나에 헌신했던 메시가 “아르헨티나와는 맞지 않는다”는 오명을 떨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 한을 풀기 위해 메시가 택한 길은 주연이 아닌 조연이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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