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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야신 김성근 감독 불문율 논란에 대해서 입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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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4-2로 앞선 5회 7실점을 허용하며 4-9로 크게 역전당하자 불편한 기색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더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이 프로의 세계 아닌가?”

한화 김성근 감독이 최근 논란이 된 ‘불문율’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라 이 역시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요약하면 “승부의 세계에서는 패자의 변명은 필요없다” 정도 되겠다.

가장 최근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 23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KBO리그 kt와 원정경기 직후였다. 당시 한화는 6-1리드에도 불구하고 9회초 대주자로 나선 강경학이 도루를 해 kt 선수들의 공분을 샀다. kt 주장 신명철은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라 몰라서 그랬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럴 경우 소속팀 선배들이 지도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커리어 대부분을 2군에서 보낸 신인급 선수가 모처럼 1군에서 기회를 잡았고, 경기 후반 대주자로 투입됐으니 ‘뛰라’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뛰지 말라는 사인을 심하게 표현하면 무시한 것이다. 허도환으로 주자를 다시 바꾼 것도 kt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9회말 또 논란이 생겼다. 박정진이 선두타자 장성호를 상대한 뒤 김민우와 윤규진이 마운드에 차례로 올랐다. 두 투수는 1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신명철은 “9회에 투수를 바꾼 것에 대해서는 특별히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경기 직후 분노한 이유를 전달하는 과정에 ‘투수교체’도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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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위즈 1루수 신명철이 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1회 타석을 준비하기 위해 덕아웃 옆에 앉아 배트를 점검하고 있다. 신명철은 23일 한화전에서 9회 한화의 도루 시도와 투수 교체에 불만을 토로하며 항의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김 감독은 “kt 입장에서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 싶다. 불쾌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그 배경을 설명했다. 김민우는 1군 타자를 상대할 만 한 구위가 아니었고(실제로 이튿날인 24일 구원등판 해 볼넷과 안타(홈런) 한 개씩 허용하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2실점했다) 윤규진 역시 구위가 100% 회복된 상태가 아니라 언제든 장타를 허용할 수 있는 상태로 봤다. 26일부터 KIA 롯데와 6연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박정진-권혁 듀오의 부담을 덜어줄 만 한 투수를 빨리 찾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이기는 경기에서 테스트하지 않으면 구위를 확인하기 어렵기 떄문에 예정된 수순대로 투수들을 썼다는 것이다. kt 조범현 감독 역시 “김 감독님 입장에서는 (우리가 kt라는 점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9회 5점차면 불안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이닝에 5점을 뽑아낼 확률이 객관적으로 낮지만 이겼다고 판단하시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경기뿐만 아니라 시즌 전체를 운영해야 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밖에서는 ‘불문율’ 논란을 낳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그러고보면 한화는 롯데와 빈볼논란을 비롯해 두산과 사인훔치기 등 불문율 논란을 심심치 않게 야기했다. 김 감독은 치밀한 계산을 통해 경기 흐름을 움직이는 사령탑으로 정평이 나있기 때문에 그의 축척된 이미지가 선입견을 불러 왔다는 지적도 있다. 정작 김 감독은 “(당한 입장에서) 사인을 훔쳤다, 불문율을 어겼다는 얘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인을 간파 당했다면 ‘상대가 더러운 플레이를 했다’고 탓할 게 아니라 ‘어느 포인트에서 빼앗겼는가’를 면밀히 따져 수정 해나가는 것이 프로의 세계라는 것이다. 그는 “한화도 경기 중에 사인을 노출당했다. 어디서 빼앗겼는지 유심히 살펴본뒤 수정했다. 그러면 된다. 사인은 훔치는 쪽이 나쁜게 아니라 빼앗기는 쪽이 멍청한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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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와 넥센의 경기 5회말 2사 볼넷으로 출루한 한화 1루 주자 이성열이 포수 견제로 아웃된 뒤 엎드려 덕아웃 쪽을 바라보고 있다. 대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실제로 모든 주자들은 1루에서 투수에게 사인을 전달하는 포수의 ‘몸짓’을 지켜본다. 곁눈질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기기 위한 선수들의 본능인 셈이다. 이를두고 ‘불문율을 어겼다’거나 ‘더티한 플레이를 했다’고 몰아세우는 것은 매 순간 사선을 넘나드는 선수들의 상황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지방팀의 모 코치는 덩치가 큰 포수들 뒤에 숨어 상대 감독이나 코치들의 사인을 빼앗기 위해 사활을 건다. 상대팀에서는 대놓고 싫은 내색을 하지만, 해당 코치는 항상 영입 1순위로 거론된다. 아이러니다.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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