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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엄마는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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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클래식 크리스티 커 우승… LPGA '코리안 태풍' 10연승서 중단]

커, 대리모 통해 어렵게 득남… 15개월 아들 안고 '우승 눈물'

상위 7명 중 6명이 한국계… 리디아 고, 28R 연속 언더파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코리안 파티'가 잠시 멈췄다.

30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아비아라골프장(파72·6593야드)에서 막 내린 KIA 클래식에서 미국의 베테랑 골퍼 크리스티 커(38)가 우승(합계 20언더파 268타)하면서 올 시즌 개막 후 6연승을 달리던 한국(계) 선수의 연승 행진이 막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박인비의 타이완 챔피언십 우승부터 따지면 10연승을 하고 중단된 것이다.

하지만 우승자 커를 제외하고는 2위 이미림(18언더파), 3위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언더파), 4위 재미교포 앨리슨 리(16언더파), 5위 박인비(15언더파), 공동 6위 김효주·장하나(14언더파) 등 상위 7명 가운데 6명이 한국(계) 선수였다. 박세리와 이일희도 공동 10위(12언더파)에 올랐다.

이날 7타를 줄이며 2년 만에 우승한 크리스티 커(통산 17승)는 '파이터 기질'이 강한 골퍼다. 한번 불이 붙으면 몰아치기에 능하고 강한 멘털도 지니고 있다. 플레이 도중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 불편해하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이날 우승 퍼트를 성공하고는 18번홀 그린 주변 유모차에 앉아 있던 15개월 된 아들 메이슨을 끌어안고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였다.

커는 우승 인터뷰에서도 눈물을 쏟으며 "엄마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랐다"며 "그린에서 아이가 나를 향해 웃어주는 모습을 보고 꿈만 같았다"고 감격해 했다. 2006년 결혼한 커는 건강상 이유로 직접 아이를 낳을 수 없자 대리모를 통해 어렵게 아들을 얻었다. 커는 또 지난주 아버지를 잃은 캐디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커의 스코어 20언더파 268타는 이 대회 최저타 우승 기록을 6타나 경신한 기록이다.

이날 경기는 사흘 내내 선두를 달렸던 이미림이 4라운드 1번홀(파4) 보기와 2번홀(파4) 더블보기로 3타를 잃으면서 혼전 양상이 됐다. 중반까지 리디아 고까지 가세한 3파전이 이어졌지만 커가 13번홀부터 16번홀까지 4개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미림은 짧은 파 4홀인 16번홀에서 이글을 잡아내 1타 차로 추격하며 연장이나 역전도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17번홀(파5)에서 티샷을 나무 사이로 떨어뜨린 데 이어 샷 실수가 이어져 더블보기를 한 게 아쉬웠다.

이날 5타를 줄이며 3위에 오른 리디아 고는 다양한 기록을 쏟아냈다. 특히 지난해 우승한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1라운드부터 28라운드 연속 언더파 타수를 기록했다. 2004년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세운 29라운드 연속 언더파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게 됐다. 리디아 고는 49개 대회 연속 컷 통과와 함께 최근 11개 대회 연속 톱10을 기록했다. LPGA 투어는 4월 2일부터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대회에 들어간다. 지난해까지 나비스코 챔피언십이란 이름으로 치르던 대회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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