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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기성용 킬패스 성공 땐 호주는 머리 싸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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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딩슛 강자 케이힐과 중원싸움 예상

호주 언론, 결승전 관전포인트로 지목

단체 종목인 축구도 선수 개인의 능력에 의지할 때가 있다. 큰 무대에서 최고의 선수들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31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릴 한국과 호주의 아시안컵 결승전을 앞두고도 양팀의 핵심 선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이 호주의 팀 케이힐(36·뉴욕레드불스)을 자주 거론하고 있다면, 호주는 기성용(26·스완지시티)을 경계하고 있다.

■ 기성용 킬 패스 vs 케이힐 헤딩슛

두 선수의 플레이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기성용이 후방에서 볼 배급과 함께 상대 공격을 1차 저지하는 역할을 맡는다면 골잡이인 케이힐은 탁월한 위치 선정과 가공할 점프력으로 골문을 노린다. 포지션이 달라 부딪칠 일이 없었지만 결승전을 앞두고 케이힐이 처진 골잡이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맞대결까지 성사됐다. 호주일간지 ‘오스트레일리언’은 30일 케이힐의 역할 변화를 ‘트랜스포머(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변신로봇 영화)’라고 표현하며 기성용과의 미드필드 싸움을 결승전의 관전포인트로 지목했다.

세부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두 선수의 차이는 더욱 도드라진다. 기성용은 세밀하면서도 과감한 패스로 상대의 뒷공간을 무너뜨리는 선수다. 이번 대회에서 5경기를 뛰며 총 349회의 패스를 해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패스 성공률도 93.1%로 단연 선두다. 대회 득점은 없으나 순간적으로 골문을 노리는 중거리슛도 날카롭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 케이힐은 헤딩 능력이 압권이다. 골잡이로는 크지 않은 키(1m78)이지만, 탁월한 위치 선정과 가공할 점프력으로 1m90이 넘는 장신 선수와의 제공권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 넣은 3골 중 1골이 헤딩골이었다. 득점을 터뜨린 뒤 코너 플래그로 달려가 펀치를 날리는 그의 ‘복싱 세리머니’가 연출되도록 놔둔다면 한국의 우승은 위태로워진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뛰던 당시 ‘싸움닭’으로 불렸던 기성용이 케이힐을 꼼짝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 기성용·케이힐… MVP 전쟁

기성용과 케이힐의 대결 구도에는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상도 걸려 있다. 두 선수 모두 결승전을 앞두고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발표한 포지션별 베스트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선수가 MVP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는 골과 도움 등 눈에 띄는 성적을 내놓기 쉬운 골잡이가 유리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AFC 기술연구그룹(TCG)이 선수들의 활약상을 정성적으로 평가해 MVP 후보를 선정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출전한 각 경기와 전체 대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선수를 MVP로 고른다”고 밝혔다.

<시드니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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