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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수비시프트 피해자 곤살레스, "그래도 금지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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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 내야수 아드리안 곤살레스가 최근 불거진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의 수비시프트 금지 발언에 이를 반대한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좌타자이면서 풀히터인 곤살레스는 메이저리그 타자 중에서도 가장 많은 수비시프트를 경험하는 선수에 속한다.

28일(이하 한국시간) MLB.COM은 수비시프트 금지에 대한 곤살레스의 발언을 실었다. 곤살레스는 인터뷰에서 “수비수들이 어디에든 서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수비수들을 특정 위치에 세워 놓는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지역은 비워 놓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비시프트를 금지하는 것은 필드에서 할 수 있는 독특한 어떤 것을 제거하는 것이기도 하다. 농구나 풋볼 팀에게 지역방어를 금지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곤살레스의 발언이 주목되는 것은 자신이 대표적인 수비시프트의 ‘피해자’ 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 다저스와 상대하는 거의 모든 구단은 곤살레스가 타석에 등장하면 시프트를 사용했다. 유격수를 2루 베이스 가까이로 이동시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많은 상대 팀들이 유격수를 아예 2루 베이스 우측으로 이동시키곤 했다. 1루와 2루 사이에 1루수, 2루수, 유격수가 위치하게 하고 유격수가 비워 놓은 자리에 3루수를 위치시키는 시프트였다.

이 때문에 곤살레스는 초반 거칠 것이 없던 타격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5월을 타율 .321로 시작했으나 6월 18일 .248까지 떨어지자 경기 전 인터뷰 때 마다 미디어 관계자들은 돈 매팅리 감독을 붙들고 상대의 수비시프트에 대해 질문을 퍼부었다.

곤살레스 자신은 시즌 초반 “누구라도 시프트를 해보라고 해라. 상대가 시프트하는 것을 보면 힘이 난다”고 말하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한 동안 곤살레스 앞에서 시프트라는 말은 금기어였다 (곤살레스가 시프트로 인해 부진에 빠졌을 때 만큼은 누구도 11년차 베테랑을 존중해서 면전에서 시프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물론 곤살레스 자신도 시프트를 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5월 30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는 비어 있는 3루 쪽으로 기습번트 안타를 성공시키기도 하는 등 상대가 극단적인 시프트를 사용할 때 마다 '밀어치기'가 아닌 '밀어 맞히기'로 수비를 흔들려 애를 썼다(오른 쪽으로 몰려 있는 야수들이 아예 잡지 못하게 담장 너머로 타구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덕분에 116타점으로 리그 타점 1위에 오르면서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기쁨을 맛봤다. 곤살레스가 타격 주요부문에서 1위에 오른 것은 보스턴 레드삭스시절 213안타로 최다 안타 1위를 기록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그래도 시프트는 곤살레스의 타율을 .276으로 묶어 놓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것 역시 사실이다. 이 타율은 2006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자신의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뒤 가장 낮은 타율이기도 하다.

만약 수비시프트가 금지되면 곤살레스로서는 타율 면에서 훨씬 이익을 거둘 확률이 크다. 그래도 곤살레스는 수비시프트 금지에 반대 의견을 냈다. 아마 점수 많이 나는 공격적인 야구 보다는 시프트를 보면서 저게 성공할까 궁금해 하는 야구가 더 재미 있는 야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nangap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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