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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野獸(야수)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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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메이저리그 이적료 500만달러]

40홈런, 힘이 장사… 국내 野手 출신 첫 빅리거 길 열려

3년간 1000만달러? 연봉 계약 등 협상 남아

넥센 강정호(27)가 한국 프로야구 야수 출신으로는 첫 번째 빅리거가 될 길이 열렸다. MLB(미 프로야구) 사무국은 포스팅 시스템(posting system ·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시장에 나온 강정호에 대한 최고 응찰액이 500만2015달러(약 55억원)라는 사실을 20일 오전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알렸다. KBO의 통보를 받은 넥센은 이날 오후 응찰액을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정식 공문이 현지에 전달되면 늦어도 23일쯤 어느 팀이 최고 금액을 적어 냈는지 드러날 전망이다.

◇내야수로는 역대 2위 금액

포스팅 시스템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갖추지 못한 한국·일본 프로 리그의 선수가 구단 동의를 얻어 메이저리그로 옮겨갈 수 있는 제도이다. 선수를 영입하고 싶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비공개로 입찰가(일종의 이적료)를 사무국에 적어 낸다. 선수의 원소속 구단이 최고액을 수용하면, 해당 메이저리그 구단이 30일간 선수와 독점 협상권을 갖는다.

강정호에게 매겨진 500만달러는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국 무대를 밟은 아시아 출신 야수 중 스즈키 이치로, 니시오카 쓰요시에 이어 역대 3위, 전체 선수 중 10위다.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 출신인 민훈기 야구해설위원은 "강정호는 먼저 포스팅 시스템을 신청했던 두 한국 투수(김광현·양현종)보다 꽤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정호와 포스팅액이 비슷했던 내야수로는 니시오카 쓰요시(532만달러), 이와무라 아오키(450만달러)가 있다. 이와무라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 408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267 (117타점, 16홈런)을 기록했다. 니시오카는 2011년과 2012년에 71경기(타율 0.215, 20타점)만 뛰고 방출됐다.

미국에선 한국 리그의 수준을 일본보다 한 단계 낮게 친다. 따라서 500만달러라는 포스팅액은 강정호가 일본의 일급 내야수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연봉과 첫해 성적의 기대치는?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 구단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강정호에게 포스팅액을 포함해 1500만달러 이상을 쓰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거의 평균 연봉은 320만달러(약 35억원) 정도였다. 강정호 측은 3년을 기준으로 총 1000만달러(약 110억원)를 물러설 수 없는 선으로 삼고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에 앞서 니시오카는 2010년 미네소타와 3년간 연봉 900만달러(약 99억원)에, 이와무라는 2006년 탬파베이와 3년간 770만달러(약 84억7000만원)에 계약했다.

조선일보

강정호가 입단 계약에 합의하면 내년부터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메이저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 그는 올해 국내에서 타율 0.356 (40홈런, 117타점)을 올렸지만, 세계 최고 무대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강정호는 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메이저리그의 주전 유격수로 뛴다면 타율 2할6~7푼에 홈런 15개 정도면 성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구단 사정에 따라 유격수 외의 포지션을 맡게 된다면 2루수보다는 3루수가 편하다"고 말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강정호는 지금이 선수 생활 중 최고 전성기이고, '탈아시아'급 파워가 장점"이라면서 "장타력보다는 오히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수비력으로 더 인정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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