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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송가연‘대전료 50만원’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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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급 개런티 100만원·실수령액은 50만원대 복싱은 20만원대 불과…열악한 국내 격투기 시장 감안땐 높은 수준

‘미녀 파이터’로 연예인급 인기를 끌고 있는 송가연(20ㆍ팀원)이 이달 초 방송된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격투기 선수들의 파이트머니가 대단히 작은 편이라고 밝힌 것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방송에서 MC 김구라 씨는 “프로는 돈으로 평가 받아야 하는데 상품성 있고 많이 알려진 송가연 선수 파이트머니가 50만원이다. 반면 김동현 선수는 1억원이다. 이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이에 대해 송가연이 따로 부인하지 않은 채 “한국은 아직 선배들도 파이트머니를 많이 못 받는다. 지금 밥 먹고 잠만 잘 수 있으면 된다”고 말한 게 오해를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착취 구조가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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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bnt뉴스/포토그래퍼 최승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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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 측 “방송 편집상 빚어진 오해에 진땀” =이에 대해 송가연의 소속사인 로드FC(Road Fighting Championship) 측에서는 한동안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억측이 잦아들지 않자 로드FC 측도 일부 영업상 기밀을 공개하면서까지 적극적인 해명을 하기로 했다.

정문홍 로드FC 대표는 “로드FC의 신인급 영건스 출전자들의 미니멈 개런티는 100만원이며 이후 경력순으로 인상된다”면서 “송가연 선수의 경우는 이와 별도로 대회사 본부체육관인 서두원짐의 코치로서 월급을 받으며, 광고 출연시 계약대로 매월 정산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로드FC가 신인급 선수의 최저 대전료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가연을 통해 자초지종을 파악한 대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송가연이 이 프로그램의 사전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환경이 열악하다는데 50만원이라도 많이 받는 거냐’는 질문을 받고 ‘많이 받는 편이다. 그렇게 받는 선수들도 있다’고 대답했다. 이런 답변은 선수들의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담아내려는 편집 방향으로 이어지면서 본 방송에선 엉뚱하게 ‘송가연 대전료 실수령액 50만원 하소연’으로 왜곡된 것이다.

정 대표는 “경력이 뛰어난 유명 선수는 수천만원까지 받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표가 회사 자금이 아닌 사비로 파이트머니를 지급하는 상황이라 파이트머니와 관련한 그 이상의 자세한 공개는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며 말을 아꼈다.

정 대표가 대회 운영비에 자신의 개인 자금을 일부 집어넣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순수 흥행 수익만으로는 대회 운영자금을 충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공짜 관전문화가 만연한 국내에서 수만원대 입장권을 지불하고 경기장을 찾거나, 유료 PPV로 경기를 시청할 이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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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bnt뉴스/포토그래퍼 최승광]


▶파이트머니를 바라보는 상반된 두 개의 시선, 선수와 프로모터 =비단 이번 해프닝뿐 아니라 격투기 종목에서는 파이트머니를 둘러싼 오해와 갈등이 상존한다. 금액이나 산정기준을 모두 오픈하면 이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지만 대부분 영업 비밀이라며 공개를 꺼린다. 이를 무작정 비판할 수는 없다. 세계적인 메이저스포츠 종목 중에서도 야구는 이적료와 연봉을 공개하는 반면, 축구는 비공개다. 장단점이 있다.

대전료 산정기준은 일반인이 짐작하는 것과 거의 같다. 국내 입식격투기 최대 단체 중 하나인 세계킥복싱연맹(WAKO) 산하 대한킥복싱협회(KAKO)의 공선택 사무총장은 “최우선 기준은 해당 선수의 흥행력, 곧 티켓 파워다. 하지만 국내 여건상 아직 이렇다할 티켓 파워가 있는 선수는 없어 인지도와 전적, 가능성 등을 고려해 대전료를 책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준에 대해 선수들은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항상 선수와 프로모터간 갈등은 있다. 선수는 파이트머니를 생계비이자 몸값이라고 생각하고, 프로모터는 투자라기보다 경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순환 구조가 되려면 장기적으로는 점진인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프로복싱 한국권투연맹(KBF)의 정선용 사무총장은 “82~84년 당시 신인급 프로선수들의 파이트머니는 라운드당 1만원씩 4라운드 4만원에 불과했다”고 회고하며 “근래 들어 라운드당 10만원으로 올라 4라운드짜리 선수는 40만원을 받는다. 한국 챔피언의 파이트머니는 이달부터 결의에 따라 인상됐다. 과거 200만원에서 100% 인상된 4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1월 7일 KBF 한국 라이트급 챔프 이사야(31ㆍ코리안복싱클럽)가 대전료로 프로모터로부터 300만원을 지급받았고, 추후 KBF의 지원으로 100만원을 추가 지급받게 될 예정이다.

송가연은 오는 12월 1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로드FC 020’ 대회에서 일본의 베테랑 타카노 사토미를 상대로 2승에 도전한다. 아직은 넉넉하지 못 한 송가연의 대전료. 그가 스타성을 발휘하면서 계속 전적울 쌓고 승률을 높게 유지할수록 대회의 흥행과 함께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기대된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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