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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팀 위해 자존심 버린 넥센 마무리 손승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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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노컷뉴스

손승락.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손)승락이가 희생해준 덕분이죠."

넥센의 플레이오프 투수 운용은 간단했다. 일단 헨리 소사-앤디 밴 헤켄-오재영으로 이어지는 3인 선발을 돌리고, 승부처부터는 조상우-한현희-손승락의 필승조가 남은 이닝을 책임진다. 3승 모두 같은 패턴이었다. 선발 외 등판한 투수는 조상우와 한현희, 손승락이 전부였다.

그런데 페넌트레이스와 조금 달랐다. 마무리가 따로 없었다. 세 투수를 타자에 따라, 상황에 따라 투입했다. 특히 1차전에서는 조상우 다음에 손승락을 투입했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남기고 다시 한현희로 바꿨다.

손승락은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다. 2012년 33세이브를 올렸고, 지난해에는 46세이브와 함께 골든글러브도 손에 넣었다. 올해 평균자책점 4.33으로 주춤했지만 32세이브로 넥센 뒷문을 지켰다.

그런 손승락을 9회초 2사 후 마운드에서 내렸다. 그것도 3점 차 리드였다. 손승락의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손승락은 팀을 위해 자존심을 버렸다.

손승락의 희생 덕분에 넥센은 페넌트레이스와 달리 세 명의 불펜 투수만으로 3승을 거둘 수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때랑 똑같은데 투구 수만 늘렸다. 승부를 걸 때 자원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라면서 "그나마 승락이가 보직을 바꿔주면서 조상우, 한현희의 과부하가 덜 걸렸다"고 설명했다.

손승락이 페넌트레이스 때처럼 마무리로 고정된다면 넥센은 조상우, 한현희로만 필승조를 꾸려야 했다. 게다가 지고 있을 경우에는 손승락이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마무리 자리를 잠시 내려놓고 한국시리즈 진출만 생각했다.

염경엽 감독은 "승락이를 마무리로 정해놓으면 경기에 못 나오는 경우도 생긴다"면서 "물론 세이브를 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을 안다. 1차전도 승락이에게 세이브를 주고 싶었는 데 투구 수가 찼다. 미안하지만 승락이가 희생해준 덕분에 두 명이 할 일을 세 명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염경엽 감독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하는 마지막 공을 손승락에게 던지게 했다. 손승락은 안타 2개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넥센의 승리를 지켰다. 그리고 두 손을 번쩍 들어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플레이오프 성적은 1홀드. 하지만 손승락의 희생은 3세이브만큼이나 값졌다.
gri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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