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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어제 뭐 봤어? ‘미생’, 웹툰과는 다른 무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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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

tvN ‘미생’ 방송 화면 캡처

tvN ‘미생’ 4회 2014년 10월 25일 오후 8시 30분

다섯 줄 요약
인턴 PT 시험이 펼쳐지고 청심환 복용을 잊은 한석율(변요한)은 위기를 맞지만, 다시금 용기를 되찾고 무사히 발표를 마친다. 이후 2차 PT에서 석율은 장그래(임시완)와 날 선 신경전을 펼친다. 그러나 장그래는 오상식 과장(이성민)의 실내화를 이용해 석율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들까지 감격하게 하며 2년 계약직에 최종 합격한다. 합격 이후 계약직으로 회사에 복귀한 장그래는 영업 3팀으로 발령을 받는다.

리뷰
역사가 사극의 스포일러라면, 리메이크 드라마의 그것은 다름 아닌 원작이다. 물론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리메이크가 그리 많은 작품에 허락된 기회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원작의 무게감’은 제작진에게는 상당히 골칫거리일 것임이 분명하다. 이야기 자체의 힘을 빌릴 수 없다면, 리메이크작은 어디에 기대야 하는 걸까.

윤태호 작가의 동명의 웹툰 ‘미생’은 드라마화하기에 상당히 까다로운 작품이다. 단순히 싱크로율에 대한 문제만은 아니다. ‘미생’은 여타 웹툰 중에서도 주인공의 독백과 사색이 가득한, 여백이 많은 작품에 해당한다. 극화할 때 글로 표현된 부분을 내레이션으로 옮기는 게 가장 간단해 보이지만, 효과는 좋지 않다. 직접적인 메시지의 개입이 늘어날수록, 인물들의 대사와 영상이 전하는 울림은 적어진다.

드라마로 재탄생한 ‘미생’은 리메이크 방식에 있어 영리함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일단 일정 부분은 원작에 충실하게 재연되지만, 싱크로율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되레 드라마 ‘미생’이 집중하는 부분은 웹툰에서는 담아낼 수 없었던 숨겨진 1cm, 영상의 사실감이다.

원작에서 평면적으로 그려진 사무실은 드라마화되며 생명력을 되찾았다. 바닥에 울리는 경쾌한 구둣발 소리, 종이를 집어 들 때의 바스락거림, 낮게 울리는 복사기의 소리와 칸막이 건너 타 부서의 전화벨 소리까지. 디테일이 살아난 영상은 시청자의 경험과 결합해 한층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원작을 본 이든, 그렇지 않은 이들이든 모두가 작품을 보며 공감할 수 있는 이유다.

여기에는 ‘빙의’ 수준으로 캐릭터를 입은 배우들의 호연도 크게 작용했다. 극을 이끌어가는 임시완은 자기 색채를 지우고 상대 배우의 연기에 몸을 맡긴다. PT 면접으로 대립각을 세운 석율과 있을 때면 독기가 올랐던 표정도, 오 과장(이성민) 앞에서는 이내 사라지고 만다. 연기의 강약조절 능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드라마 ‘미생’의 특급 공격수로 꼽히고 있는 오 과장의 연기도 압권이다.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눈빛과 연기톤은 모든 인물과 케미를 자아내는 기현상을 일으킨다. 단순히 원작을 따라가려고만 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연기다.

“앞으로 무조건 버텨. 버티는 것 이긴다는 거다. 버티는 게 완생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2년 계약직 합격 통보를 받은 장그래에게 오 과장은 말한다. ‘미생’의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미생’의 지난 4회는 시청자에게 남다른 리메이크의 품격을 보여줬다. 우리도 종국에 이르러 ‘완생’한 리메이크작의 탄생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다 포인트
– ‘김밥’과 ‘니가 필요해’도 이렇게 BGM으로 들으니 왠지 서글프네요.
– 근데 ‘미생’ 지난 회 시청률 3% 넘었던데, 배우분들 시청률 공약은 언제 하시나요?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tvN ‘미생’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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