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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떠날 때는 말없이? 프로야구 감독 이례적 이·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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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김용희 감독님과 함께 국내 최고 팀이 될 겁니다."(이만수 전임 감독)

"이만수 감독과 팀이 정규리그 막판 보여준 투지를 이어가려 합니다."(김용희 신임 감독)

23일 오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선 그간 프로야구에서 보기 어려웠던 풍경이 연출됐다. 2014 시즌을 마지막으로 팀을 떠나는 SK 이만수(56) 전 감독과 앞으로 팀을 이끌 김용희(59) 신임 감독이 한자리에서 덕담을 주고받았다. SK는 이날 2007년부터 8시즌 동안 수석코치, 2군 감독, 1군 감독으로 일한 이 전 감독의 이임식과 김 신임 감독의 취임식을 동시에 열었다.

보통 한 팀의 사령탑이 떠나는 건 부진한 성적이나 구단과의 갈등 등 불명예 사유 때문이다. 대부분 감독은 말없이 팀을 떠났다.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였던 이만수 전 감독은 팀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가를 받았다. 2년간 팀이 6위(2013년)와 5위(2014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SK는 오랜 기간 팀을 위해 힘쓴 이 전 감독에게 감사를 표하는 의미로 이임식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는 팬 서비스의 일환으로 펼쳤던 속옷 퍼포먼스 등 이 전 감독의 지도자 시절 모습이 담긴 영상으로 시작했다. 그러곤 최창원 구단주가 이 전 감독에게 순금 한 냥(37.5g)으로 만든 행운의 열쇠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 전 감독은 이임식에 참석한 SK 선수단과 악수를 나눈 뒤 자리를 떴다. "좋은 관례를 만들어줘 고맙다.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고 이임사를 한 그는 앞으로 라오스로 건너가 '야구 전도사'로 활동할 계획이다.

뒤이어 단상에 오른 김용희 감독은 앞선 SK 사령탑들이 팀에 남긴 유산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SK가 2007년부터 6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건 김성근 전 감독님과 이만수 전 감독의 공이 컸다"며 "최근 김성근 전 감독님을 만나뵙고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들었고, 이 전 감독과도 자주 연락해 조언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손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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