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과 팀이 정규리그 막판 보여준 투지를 이어가려 합니다."(김용희 신임 감독)
23일 오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선 그간 프로야구에서 보기 어려웠던 풍경이 연출됐다. 2014 시즌을 마지막으로 팀을 떠나는 SK 이만수(56) 전 감독과 앞으로 팀을 이끌 김용희(59) 신임 감독이 한자리에서 덕담을 주고받았다. SK는 이날 2007년부터 8시즌 동안 수석코치, 2군 감독, 1군 감독으로 일한 이 전 감독의 이임식과 김 신임 감독의 취임식을 동시에 열었다.
보통 한 팀의 사령탑이 떠나는 건 부진한 성적이나 구단과의 갈등 등 불명예 사유 때문이다. 대부분 감독은 말없이 팀을 떠났다.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였던 이만수 전 감독은 팀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가를 받았다. 2년간 팀이 6위(2013년)와 5위(2014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SK는 오랜 기간 팀을 위해 힘쓴 이 전 감독에게 감사를 표하는 의미로 이임식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는 팬 서비스의 일환으로 펼쳤던 속옷 퍼포먼스 등 이 전 감독의 지도자 시절 모습이 담긴 영상으로 시작했다. 그러곤 최창원 구단주가 이 전 감독에게 순금 한 냥(37.5g)으로 만든 행운의 열쇠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 전 감독은 이임식에 참석한 SK 선수단과 악수를 나눈 뒤 자리를 떴다. "좋은 관례를 만들어줘 고맙다.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고 이임사를 한 그는 앞으로 라오스로 건너가 '야구 전도사'로 활동할 계획이다.
뒤이어 단상에 오른 김용희 감독은 앞선 SK 사령탑들이 팀에 남긴 유산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SK가 2007년부터 6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건 김성근 전 감독님과 이만수 전 감독의 공이 컸다"며 "최근 김성근 전 감독님을 만나뵙고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들었고, 이 전 감독과도 자주 연락해 조언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손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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