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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2014한화를 벗긴다=하]또다시 한화에 찾아온 희망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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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9일 목동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넥센과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수들이 9회초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2014. 9. 9.목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한화의 암흑기는 2009년부터 시작됐다. 2009년 이후 6시즌 동안 5번이나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이하게도 이 기간 동안 한화가 보여준 패턴은 비슷했다. 비시즌 기간엔 팬들에게 희망을 줬다. 전력보강, 감독 선임 등으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정규시즌이 개막되면 곧바로 추락했다. 그리고 시즌 중반 반짝 활약을 펼쳐 ‘탈꼴찌’에 대한 희망을 품은 뒤 시즌 막판에는 맥없이 무너져 팬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올시즌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희망의 시기와 좌절의 시기가 공존했다.

한화에 또다시 ‘희망의 계절’이 찾아왔다. 한화는 김응룡 감독과의 계약 만료로 신임 지도자를 찾고 있다. 팬들은 신임 지도자에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는 듯 하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엔 한화 신임 감독을 기대한다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포털사이트 검색순위엔 한화 신임 감독 후보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팬들은 큰 기대를 갖고 신임 감독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현재 한화는 신임 감독 후보자를 선정해 최종결정권자인 그룹 수뇌부에 전달한 상태다. 한화 그룹 김승연 회장 등 수뇌부의 결정에 따라 조만간 신임 감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그룹 결정권자는 구단 감독 선임과 관련해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시점에서 한화에 필요한 감독은 충격파를 통해 선수단을 재건하는 외부인사가 아니다. 오히려 내부승진을 통해 조직융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본다. 한화 구단은 특수성이 있다. 그룹의 기치인 ‘신용와 의리’를 지키기 위해 레전드 선수들을 대거 코치로 발탁해 한화 특유의 구단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 분위기는 꽤 오랜 시간 전부터 유지됐기 때문에, 한 순간에 타파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한화 구성원들을 큰 잡음 없이 이끌어갈 지도자는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 2009년 지휘봉을 잡았던 한대화(현 KIA 수석코치)감독과 이후 부임한 김응룡 감독은 모두 외부인사였다. 한 전 감독은 프런트와 잡음을 보였고 김 감독은 내부 구성원들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이번엔 오랜기간 합을 맞춰온 내부인사가 지휘봉을 잡는 편이 구단 성적엔 좋은 결과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서울

4월 1일 2014프로야구 한화의 대전 개막경기가 삼성과의 한판승부로 펼쳐졌다. 개막행사를 지켜보는 김태균, 이용규, 정근우 등 한화의 간판타자들.2014.04.01.대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한화 구단 내부엔 지성을 갖추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지도자들이 많다. 2012년 감독대행으로서 좋은 성적을 거둬 검증을 마친 한용덕 단장보좌역을 비롯해, 장종훈 타격코치, 강석천 수비코치 등 훌륭한 자원이 있다. 굳이 외부에서 지도자를 영입해 또 다시 모험을 걸기 보다는 내부 전력을 꿰뚫고 있고 선수들의 세밀한 부분까지 함께 호흡했던 내부 후보자들을 승격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으로 보인다. 구단 관계자들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내부에선 이미 유력 내부 후보자들을 그룹에 추천했다.

사실 한화의 감독 선임은 갈피를 잡기 힘들다. 전적으로 그룹 고위층의 의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국내 거의 모든 구단이 그룹의 의사결정을 따르고 있지만, 한화는 그룹의 입김이 여타 구단들보다 더 거센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위층의 말 한마디에 따라 모든 경우의 수가 바뀔 수도 있다. 특히 최근 수 년간 최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는 구단에 또다시 충격파를 주기 위해 외부 인사를 영입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한화의 미래를 위해서, 그룹 고위층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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