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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친근해진 '딸바보' 서태지,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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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선미경의 연예노트] 문화대통령? 신비주의? 가수 서태지가 변했다.

서태지는 지난 20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그랜드볼룸에서 정규 9집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태지는 새 앨범 소개는 물론, 그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친근해진 서태지의 모습이었다. 지금의 10대~20대는 서태지보다 H.O.T와 엑소에 익숙한 세대였지만 그가 한 시대를 이끌었던, '문화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또 대표적으로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스타라는 사실 역시 유명했다.

그러나 5년 만에 대중 곁으로 돌아온 서태지는 좀 더 친근해진 모습이었다. 결혼과 출산 후 스스로도 변했다고 할 만큼 서태지의 음악을 달라졌고, 무엇보다 첫 딸 '삑뽁이'에 대해 언급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사생활에 대해 철저하게 비밀이었던 서태지가 가정을 꾸리면서 대중 곁으로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딸을 뮤즈라고 설명하면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낼 정도로 '딸바보' 아빠의 모습이었다.

또 컴백 전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 출연했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 서태지 스스로는 "나조차도 신비주의에 대한 정의나 내가 정말 신비주의인가 고민한다. 신비주의를 벗어던진 건지 모르겠다. 특별히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말했지만, 이번 그의 행보가 신선했던 것은 사실이다. 9집이 나올 때까지 사생활과 관련된 여러 이슈에 시달렸지만, 컴백과 동시에 토크쇼에 출연하면서 그를 둘러싼 루머에 대응한 것이다.

"아이유 덕 많이 봤다..업고 다니고 싶어"

더불어 가수 아이유 카드로 서태지를, 그의 음악을 잘 모르는 어린 세대들과의 소통에도 성공한 모습이다. 서태지가 만든 '소격동'을 아이유가 부르면서 곡의 인기를 이끄는 것은 물론, 서태지가 하는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갖는 대중이 늘어난 것이다.

서태지는 아이유와의 작업에 대해 "음악을 만들고 난 보컬리스트라고 생각 안하고 '라이터, 프로듀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다 보니 내가 부르고 있다. 내 노래를 다른 가수가 부르면 어떨까를 예전부터 많이 생각했다. '소격동'을 만들었는데 예쁜 노래였다. 남자보다 여자가 부르길 바랐는데 아이유가 떠올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아이유 덕을 많이 봤다. 업고 다니고 싶다. 10대들에게 음악을 많이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그 전부터 아이유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록킹하다고 생각했다. 그 속에 있는 보이스 컬러가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여성 싱어가 그렇게 감성을 울릴 수 있는 보이스가 있다는 게 기적 같은 일이라 생각했다"라며 "그런 기적이 '소격동'에도 일어나길 바랐다. 아내도 나보다 더 팬이다. 이번에 집에서 녹음하면서 같이 식사도 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도 나눴다"라고 밝혔다.

"9집의 뮤즈는 딸 삑뽁이"

이번 앨범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들을 수 있는 한 권의 동화책이라는 콘셉트로 구성됐다. 앨범 커버에 등장하는 소녀가 세상을 여행하며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와 그 소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서태지의 이야기가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다. 대부분의 곡을 기타가 아닌 건반을 사용해 작곡, 음악적 변화와 앨범 주제의 표현뿐만 아니라 80년대와 90년대를 관통하는 20대 초반 서태지의 감성 흐름을 재현했다.

여러 면에서 서태지의 9집 앨범은 좀 더 대중적으로 변했다는 반응이 많다. 서태지는 "변절자라는 말을 들어왔었는데, 내 성격이 변하고 싶고 변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에 확실히 가정이 생기고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 여유가 많이 생기고 행복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런 느낌이 음악에 고스란히 전달이 많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서태지는 "내 딸 삑뽁이도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만들었다. 모든 이들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라며 "지금 현재로서 내가 제일 잘하고 관심 있는 음악이기도 하다. 계속 어려운 음악, 쉬운 음악이 있지만 대중적이라고 말해주면 기쁘다. 난 그렇게 생각을 많이 못했는데 대중적이라면 좀 더 많은 분들이 들어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신드롬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린 친구들이 '서태지는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정도만 알아도 기쁠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콰이어트 나이트'는 1년에 걸친 온전한 휴식과 1년에 걸친 앨범 및 곡 구성, 꼬박 2년 반의 치열한 스튜디오 작업을 통해 완성됐다.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ChristMalo.Win)'과 선공개곡 '소격동'을 포함해 총 9트랙이 수록됐다. 서태지는 이번 앨범에서 각각의 노래를 선명한 멜로디와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의 노래들로 채웠으며, 그만의 동화적 상상력을 불어넣어 따뜻한 위로와 용기의 메시지를 던진다.

서태지는 "동화 콘셉트지만 아름답기 만한 동화는 아닌 것 같다"는 질문에 "예쁜 동화는 아니다. 실제로 우리가 아는 동화도 잔혹 동화가 많다. 내 딸이 들으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씀 드렸지만 어느 정도 스토리텔링이 있다"라며 "소격동에서 어린 시절 지내온 이야기, 아버지가 돼 느낀 감정들도 들려드리고 싶었다. 그런 스토리텔링이 있어서 앨범 곳곳에 한 소녀가 나온다. 그 소녀가 내 딸"이라고 말했다.

이어 "딸이 6~7살 됐을 때 모습을 상상해봤다. 세상을 여행하면서 느끼게 되는 이야기를 담아서 마지막엔 태교음악인 '성탄절의 기적'이 있다. 실제로 일찍 만들어서 노래와 녹음을 끝냈다. 딸이 태어나기 전에 벅찬 감정을 담았다. 어머니와 아이가 같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뱃속에서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좋은 꿈을 꾸게 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악플? 내가 떡밥 많이 던져줬죠"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에도 '쿨'하게 반응했다. 서태지는 과거 함께 활동했던 양현석과의 경쟁이라는 말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양현석 씨의 성공은 뿌듯하고 기쁘다"라고 말하면서, "우리 양군"이라고 특별한 애칭을 언급하기도 했다.

공백기 동안 밝혀진 사생활과 관련되 사실과 루머로 인한 악성 댓글 등에 대한 심경도 솔직하게 밝혔다. 서태지는 "내 음악을 오랫동안 믿고 찾아준 팬들이 노래를 듣고 어떤 평가를 내리기도 하고, 반면 내 오래된 안티팬들도 있다. 내가 음반을 내면 팬과 안티팬의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한다. 굉장히 재미있다. 자기 의견을 막 이야기 하는 건 좋다. 실제로 음악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또 서태지는 "악플은 너무 오래됐다. 서태지와 아이들 때는 악플이 없었지만 언론에서 부딪히는 부분이 있었다. 그거에 영향 받은 대중도 있었다"라며 "2000년대 안티사이트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게 이어져 오고 있다. 그게 날 중심으로 놓고 있지 않다. 심오한 과정이 있었다. 내가 떡밥을 많이 던졌다. 진수성찬을 찾았다. 그걸로 재미있게 이야기 하시는데 중요한건 음악이고 나머지는 가심이다. 지나가면 잊힐 일들이다. 오히려 그런 관심들 덕분이 내 음악을 한번이라도 들어보게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서태지는 기자회견 내내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밝게 웃었고, 민감할 수 있는 어떤 질문에도 차분하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젊은 세대에게도 친근한 아이유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유재석을 만나 아내 이은성과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하고, 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대놓고 드러내고. 음악도 대중과의 소통도 좀 더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는 서태지는 여전히 높고 큰 산 같으면서도, 친숙한 아버지의 모습이기도 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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